도니 시 곳간
세상 사는 재미 ㅡ
고양이 한밤중
담 넘어가면 외박이다
어디 숨겨논 애인이라도 있나 보다
기온 뚝뚝 떨어지고
칼바람도 매서운 이 한겨울 자정 무렵
집 나서는 고양이 몸놀림 가볍다
가뿐하게 뛰어오른 높은 담벼락
사방을 찬찬히 둘러본 후 사뿐히 뛰어내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오늘밤 또 어느 곳에선가
가슴 설레는 황홀한 시간 만들어 갈 것이다
고양이도 세상 사는 맛과 재미 알고 있다
* 9집 '고급 인생' / 2019 / 담장너머
시와의 데이트를 즐기는 포천 토박이입니다. 2024년 열세 번째 시집을 발간했습니다. 삶의 속살거리는 이야기들을 진솔한 언어로 짧고 쉽고 의미도 있는 시로 엮고자 애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