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 시 곳간
나는 기계다 ㅡ
나는 기계다
어느틈엔가 나도 모르게
기계가 되었다
카메라만 잡으면
일정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진쟁이는 진작 되었고
펜을 잡으면
백지 위에 고만고만한 시를 지어내는
어줍잖은 시인도 되었다
전원을 넣으면 작동하는 기계처럼
카메라를 잡고 펜을 잡으며
사진을 찍어내고 시를 지어내는 기계가 되었다
* 7집 '가을비 지나간 뒤'/ 2017 / 담장너머
시와의 데이트를 즐기는 포천 토박이입니다. 2024년 열세 번째 시집을 발간했습니다. 삶의 속살거리는 이야기들을 진솔한 언어로 짧고 쉽고 의미도 있는 시로 엮고자 애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