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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계다

도니 시 곳간

by 도니 소소당

나는 기계다 ㅡ



나는 기계다

어느틈엔가 나도 모르게

기계가 되었다


카메라만 잡으면

일정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진쟁이는 진작 되었고


펜을 잡으면

백지 위에 고만고만한 시를 지어내는

어줍잖은 시인도 되었다


전원을 넣으면 작동하는 기계처럼

카메라를 잡고 펜을 잡으며

사진을 찍어내고 시를 지어내는 기계가 되었다



* 7집 '가을비 지나간 뒤'/ 2017 / 담장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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