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예쁜 아이들의 옆모습, 그 속에서 찾은 일상의 감사
손주들이 겨울방학을 했습니다. 부모들은 일터로 향하고, 오늘 하루는 오롯이 우리 부부가 책임을 지고 손주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오전에는 손주들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두었습니다. 유튜브도 보고, 게임도 즐기고… 가끔은 어른이 짜놓은 빡빡한 일과표보다 스스로 고른 '자유 시간'이 아이들에게도 보약이 될 테니까요. 점심은 막내와 합류해 '파스토'에서 돈가스를 나누어 먹었습니다. 오물오물 잘 먹는 얼굴만 봐도 오늘 하루의 절반은 이미 성공한 기분입니다.
막내와 빽돌이를 배웅하고 우리는 '주토피아2'를 보러 군산 롯데 몰에 있는 시네마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관 주차장이 이미 만차네요. 할아버지가 "다른 층으로 더 내려가야겠구나" 하시는 찰나, 열 살 큰 손주는 의기양양하게 말합니다.
"할아버지, 주차는 믿음이지!"
평소 아빠가 주차할 때마다 하던 말을 고스란히 배운 모양입니다. 어린 손주에게 그 '주차의 믿음'을 증명해 보이려고, 우리 부부는 주차장을 돌고 또 돌아 기어이 4층 빈자리에 차를 세웠습니다. 큰 손주는 "거봐, 내 말이 맞지?" 하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대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이제는 티켓 확인부터 팝콘 주문까지 큰 손주는 척척 나섭니다. "할아버지는 탄산, 할머니는 물, 우리 애들은 콜라! 팝콘은 우리 건 캐러멜, 할아버지 건 오리지널로 할게요"
세트 메뉴가 왜 더 싼 지 계산하는 법은 아직 서툴지만, 할아버지는 굳이 가르치려 들지 않고 흐뭇하게 지켜만 봅니다. 이 서툰 주문 과정 또한 큰 손주에게는 귀한 배움의 시간일 테니까요. 동생 손을 꼭 잡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뒷모습을 보니 어느덧 형아 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아이들은 밝은 얼굴로 할아버지에게 조잘조잘 설명도 해주고, 궁금한 건 묻기도 하며 함께 영화에 빠져들었습니다. 스크린 속 이야기보다 영화를 즐기는 손주들의 옆모습이 제게는 훨씬 더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이 행복을 절대 잊지 말아야지' 마음속으로 가만히 다짐해 봅니다. 오늘 우리가 나눈 이 웃음과 '주차의 믿음'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사랑으로 차곡차곡 쌓여가길 소망합니다.
거창한 계획은 없었습니다. 그저 아이들의 서툰 주문을 기다려주고, 엉뚱한 말 한마디에 함께 주차장을 뱅뱅 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만한 하루였습니다.
여러분의 오늘 하루 속에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작은 '주차의 믿음' 같은 소소한 웃음이 숨어있지는 않나요? 오늘 저녁엔 그 작은 감사를 한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평범한 일상이 사실은 가장 빛나는 영화였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오늘도 아이들 덕분에 참 많이 웃었습니다. 고맙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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