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aster of Puppets (1986)

Where's the dream that I've been after?

by Music Listener

첫 이야기를 무엇으로 써야 하나 생각해보다가 결국 나와 추억이 가장 깊은 앨범으로 하기로 했다.

Metallica 3집 Master of Puppets.


Master of Puppets (1986) - Metallica


내겐 당연히 Metallica의 대표 앨범이다. 어떤 분들에겐 Black album이 대표 앨범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가장 많이 듣고, 가장 많이 기뻐하고, 가장 많이 고민하며 들었던 앨범은 역시 Master of Puppets.

이 앨범이 나온 1986년 당시 중 2였던 나는 한참 처음 헤비메탈 하드락을 듣기 시작해서

친구들이 녹음해 주는 노래들을 이것저것 분별없이 마구 들었던 거 같다.

그러던 중 내 귀에 꽉 꽃힌 노래가 이 앨범의 오프닝인 Battery, 타이틀 곡인 Master of Puppets,

그리고 무엇보다도 Orion이었다.


악기 연주에 대한 분석의 역량도 없는 중 2짜리에게 이 노래들이 왜이리 꽂혔을까?

지금이야 백만천 오억 번 들어서 자면서도 듣지만, 당시에는 사운드가 너무너무 강렬했던 거 같다.

SK CR90 테이프를 걸쳐, 인도네시아 산 소니 워크맨을 지나,

드라이버 하나짜리 워크맨 사면 주는 소니 이어폰을 뚫고 나오던 소리가 너무나도 강렬했다.

Kirk Hammet의 솔로도 좋고, Lars Ulrich의 찢을 거 같은 드럼도 좋았지만,

나는 홀린 듯이 베이스 자락만 죽어라고 타고 들었고,

그래서 나의 영원한 베이스 영웅 Cliff Burton의 베이스 소리가 너무 강렬했다.

Cliff Burton & James Hatfield, Credit: Pete Cronin / Getty

이 때가 시작이었던 거 같다. 노래를 들을 때 기타를 분리해서 듣고 베이스를 분리해서 듣고 하던 버릇이 시작된 게. 암튼 그 때 나는 이 앨범을 미친 듯이 듣고 있었다. 없는 돈 모아 원판으로 LP를 사기도 했고, LP 속지에 나오는 가사를 영어 사전 찾아 가며 번역하기도 했다.


정렬적인 놀이의 끝, 부서지고 없다

나는 너의 자기 파괴의 원천.

두려움으로 펌프질하는 혈관들, 가장 어두운 맑음을 빨아들이며

당신의 죽음의 건설을 이끄네

날 맛보라, 보게 될 것이다 더 많은 것이 당신이 필요한 전부라는 것을

당신을 어떻게 죽이는지에 헌신하며 어찌 내가 당신을 죽일까

- "Master of Puppets" 가사 번역


중 3 때 이걸 국어 선생님께 걸린 적이 있다.

수업시간에 딴 짓한다고 혼날 줄 알았는데,

국어선생님께서는 "한참 이럴 나이지."하고 봐주셨다.

내가, 중2병 환자스러운 애가, 유치찬란하게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는 척 하면서

되도 않게 창작한 시라고 생각하신 듯...

정말, 중 2병 환자 다운 글이다.


암튼 정말 미친 듯이 열심히 듣고 있던 어느 날,

인터넷도 없던 시절에 어느 날,

날벼락 같은 소식을 라디오로 듣게 되었다.


Cliff Burton 사망.

스웨덴에서 투어 도중 버스 사고로 사망했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뭐지 이게? 처음으로 제일 좋아하는 베이시스트가 내 맘 속에 생기고 있었는데...

이게 뭐지?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Cliff Burton의 죽음과 프로듀서 Bob Rock의 등장으로 이후의 Metallica의 음악은 꽤 상업적이 되고 실제로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하였다. 상업적인 시절의 Metallica를 싫어하는 이유에는 아마도 Cliff Burton에 대한 그리움도 조금은 있을 거 같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서론도 다 못 썼는데 이미 글이 길다.


뭐... 내 인생에는 Metallica냐 Nirvana냐는 도무지 끝날 거 같지 않는 내적 갈등이 있고,

마약과 신화를 얘기하는 Metallica보다는 10대의 이유모를 분노를 얘기하는 Nirvana가 더 와 닿으나

이미 내 몸 속에 박혀 있는 Cliff Burton과 Metallica가 너무 커서
결국은 Metallica인가 하노라.


Metallica의 Master of Puppets.

1998년 4월 첫 Metallica 내한 공연 때 첨부터 끝까지 떼창하던 자랑스런 대한 민국 메탈 키즈들이 있는데 굳이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그런 우리나라에서 Metallica를 제일 좋아한다는 말은 전혀 이상한 얘기도 아니고, Metallica의 최고 앨범인 Master of Puppets를 제일 좋아한다는 말도 특별한 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준래(고등학교 후배다. 앞으로 제 지인들 이름을 불친절하게 그냥 막 쓸 예정이다.)랑 정훈이랑 문래동 스튜디오에서 나의 첫 자작곡이라고 멋지게 선보인 노래도 합주로 맞춰 보니 그냥 Orion 그대로였고, Metallica의 첫 내한 공연 때 강남역 타워레코드에서 표를 두 장 사서 지갑에 넣어 다니며 첫 사회생활의 분노를 참아가며 공연만을 기다리다가 So What 다음 두 번째 곡 Master of Puppets를 연주할 때 "Master! Master!"를 외치며 피가 거꾸로 솟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고, 회사 함께 다니는 수경쌤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Master of Puppets라고 얘기했을 때 생겼던 엄청난 내적 친밀감도 있었고, 암튼 내겐 최고의 앨범이다.



Kirk Hammett in Master of Puppets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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