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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r May 29. 2024

할머니가 되어 만난 죽마고우

호찌민에서 할머니선교사님이 오셨다.  

호찌민에 살 때 힘들어하는 내 곁에 늘 조용히 다가와 기도해 주신 할머니선교사님이 잠깐 한국에 들어오셨다.

난 가끔 선교사님이 한국에 들어오시면 운전기사를 자처한다. 보통은 한국에 들어오실 때, 호찌민에 들어가실 때 공항에 픽업 가는 것이 전부다.

한국에 들어오시고 2주 즈음되었을 때 나는 다시 공항에 모셔다 드리기 위해 해외에서 선교하시는 선교사님들이 한국에 거처가 없어 잠시 머물르는 선교센터로 픽업을 갔다.

선교사님 짐을 차에 싣고 공항으로 가려는데 국민학교 친구들이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잠시 들렀다 가자는 말씀에 카페로 향했다.


선교사님은 나의 어머니와 같은 연배이시다. 7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국민학교 친구라니.... 너무나 부러웠다. 늘 한국에 들어오실 때마다 호찌민 할머니 목사님이 늘 기도 하고 있다고 하시며 말린 망고를 사다주시는 할머니 목사님...

카페에서 만난 선교사님의 친구들은 구불구불 짧은 파마머리 우리네 할머니들 모습이었다. 친구들의 안부를 물으며 끝이 없는 수다가 내 마음에도 소중하게 다가왔다. 구석 자리에 합석을 했던 나는 잠시 창밖을 보며 잊고 있던 마음속 그리운 어린 날 추억이 꺼내어졌다.


어릴 적 나의 동무

집 앞 예쁜 꽃길을 만들어 놓으면 찾아오려나...

좁은 골목길 다방구, 술래잡기하며 뛰놀던 내 동무 지금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민들레 뜯어 작은 돌멩이로 찌고 흙에 물을 붓고 밥을 지어 소꿉 놀이 하던 내 동무...

봉숭아 물들이고 서로 뽐을 내던 나의 동무들....

집 앞 구멍가게에서 50원 100원 하는 종이인형을 사고 서툰 가위질로 오려 함께 인형놀이

하던 나의 동무...


한 2~3시간 시간이 지나고 비행기 시간이 있어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어쉬움이 뚝뚝 떨어지는 할머니 선교사님 친구분들을 뒤로하고 서둘러 공항으로 출발했다.

공항에 내려드리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마음속 깊이 잊고 있던 나의 추억을 꺼내어 어린시절 어느즈음 으로 돌아가 동무들과 다방구,술래잡기,소꿉놀이를 하며 뛰어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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