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by gir

그날 이후 그들의 행패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직원들이 퇴근한 오후 시간, 그들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온몸에 문신을 한 사람들이 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담배를 태우며 바닥에 침을 뱉고, 언성을 높이고, 욕을 해댔다.

태어나 처음 겪는 일이었다. 나는 점점 큰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남편은 호텔 일을 그만두고 1군에 있는 한식당에서 음식 교육을 하느라

늘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그들의 목적은 나였다.
어떤 말도 그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매일 불어나는 이자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커져만 갔다.

이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일을 하며 쌓인 피로 위에, 건강까지 나빠지기 시작했다.
붉은 소변이 나오고 초록빛 변을 보는 날도 잦아졌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 차올랐다.
정말로 죽을 것만 같았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눈을 뜬 채 가위에 눌리기도 했고, 수면 중과 깨어 있는 상태의 경계가 흐려졌다.


“아이고 대표님… 우리도 이렇게 질질 끌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시죠. 제 가게 아시죠?”

“아니요.”

“대표님 회사에서 한국 김치집 쪽으로 쭉 나오면 큰길 나옵니다.
거기 건너편에 000클럽 보이실 겁니다.
저녁 9시까지 오세요. 남편분도 같이 오시고. 오늘 깔끔하게 마무리합시다.”


나는 적당히 돈을 주고 끝내고 싶었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메시지를 남겨두고, 약속된 시간이 되고 그곳으로 향했다.

문을 여는 순간, 이른 저녁인데도 사람들은 많았다.
당시 그곳에서는 풍선에 환각 성분을 넣어 흡입하는 마약이 유행하고 있었다.
테이블마다 풍선이 눈에 띄었다.

심장이 요동쳤다. 정신이 혼미해졌다.


“아이고 대표님 오셨습니까? 2층으로 가시죠.
뭐 하냐… 친절히 모시지 않고.”


속옷만 입고 있는 한 여종업원이 나를 안내했다.
2층은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어두운 복도에는 퀴퀴한 냄새와 싸구려 향수 냄새가 뒤섞여 진동했다.
어딘가에서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나는 정신을 붙들기 위해 눈을 더 크게 떴다.
하지만 이미 손발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나는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나를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하심이라…”


나는 속으로 계속 그 말씀을 외웠다. 커다란 룸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어두웠다. 그는 불을 켜며 앉으라고 했다.

나와 떨어진 맞은편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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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하기 그림 그리기를 좋아 하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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