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일을 하며 나는 자주 시간의 흔적을 떠올린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말과 습관 속에 조용히 머무른다는 것을 이곳에서 배운다.
임애윤(가명) 어르신은 한양대 공과 출신 이시다.
짧은 커트식 단발머리에 머리띠를 하고 늘 같은 점퍼 차림으로 센터에 들어선다.
그의 하루는 색칠공부로 시작해 쇼핑백 하나에 담겨 집으로 돌아간다.
그 종이들은 하루의 결과이자 하루를 증명하는 기록이다.
“이거 봐봐….”
어르신은 아이처럼 종이를 내민다.
“어머, 정말 예쁘게 색칠하셨어요.”
“그렇지? 내가 했어. 이거 우리 아버지 보여 드릴 거야.”
“아버지요?”
“응. 검사 받아야 해….”
아버지는 이미 오래전 시간 속에 계시지만 어르신의 오늘은 여전히 그 앞에 서 있다.
잘했는지, 괜찮은지 확인받아야 하루가 끝난다.
김천복(가명) 어르신은
말투와 자세에서 젊은 날의 단단함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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