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는 것.
요 며칠 마음이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낙엽처럼 스산하다.
돌아보니 내가 벌써 40대가 되어있다.
주일 예배를 드리고 교회 몇몇 분들과 식사를 했다. 함께 동석했던 20대 자매가 대뜸 " 할머니들 대화 같아요"
주제가 없는 각자 서로의 이야기만 하니 그렇게 보인 모양이다.
청년시절부터 알고 있던 언니들을 만나니 우리 모두 수다스러웠다.
그런데 막상 그런 말을 듣고 보니 마음이 상했다. " 아니 할머니들 이라니...."
그렇게 시간이 지나도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5년 전만 해도 학생소리까지 들었는데 이제
누가 봐도 아줌마다.
배 볼록하고 펑퍼짐해진 엉덩이 축 처진 가슴..... 볼품없이 늙어 버린 나의 40대....
요즘은 그렇지 않은 관리를 잘한 아줌마들이 많지만.... 그래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늙어 버린 것 같다.
그런데 모습은 그러할지 모르지만 생각은 마음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왠지 그 자매의 말에
내 모습을 들켜버린 기분이었을까.....?
입버릇처럼 빨리 늙고 싶다 했던 나의 말은 이런 뜻이 아니었는데.....
다음날 함께 홈스쿨링 하는 아들 친구가 영어 공부를 같이 하자고 우리 집에 왔다. 우리 집과는 다르게 홈스쿨링을 좀 더 자유롭게 하는 아들 친구는 우리 집분위기가 힘들지만 싫지는 않은가 보다.
아이 한 명이 더 늘었다고 집이 더욱 시클 벅적하다.
아이들과 떡볶이도 먹고 남편이 만들어준 갈비찜도 먹고 함께 공부하며 하루가 저물었다.
저녁을 먹고 잠을 자야 하는데 아들방이 아직도 불이 켜져 있는 듯하다. 평소 아들과 밤새 이야기 친구가 되어주는 나는 똑! 똑! 아들방에 들어가 나름 자연스럽게 이불을 살피며 아이들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런데 수줍은 많은 친구 아들이 이런저런 속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어떤 과목이 힘든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생긴 이야기... 앞으로 꿈....
그렇게 한참을 아들방에서 우리 셋은 함께 수다를 떨었다. 아들과 아들친구는 나에게 요즘 유행하는 개그, 인기 많은 숏츠 영상, 관심 있는 아이돌 이야기를 해준다. 수다스러운 아들과 수줍은 많은 아들친구의 수다가 즐겁다.
그리고 나는 거실로 나왔다. 그래 아줌마면 어떻고 때론 할머니 같으면 어떠하겠는가....
그렇게 나의 하루는 나의 삶은 조금씩 저물어 가는 것을.....
매일 아이들과 하는 QT 이번주 말씀 "디모데후서" 바울의 편지처럼.... 나의 마지막에 내 안에 어떤 것들이 담겨 있는지.... 나는 선을 쫒으며 살고 있는지 나의 삶의 방향이 중요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