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내플 에세이-오늘도 잘 잤으면 하는 너에게
누구에게나 걱정 근심 가득 뜬눈으로 지새우는 밤이 있다. 그러나 팩폭을 해보자면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별로 없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되뇌었다.
”내일의 나를 믿고 오늘은 이만 발 뻗고 자련다!“
회피하고 도망치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다 끝난 하루에 미련을 두는 대신 설레는 내일에 더 집중해 보라는 말이다.
물론 모순되게도 이 책은 그렇게 잠 못 이루던 내 밤들의 기록이다. 그저 솔직한 내 이야기를 통해 밤잠 설치는 누군가를 응원하고 싶었다.
푹 자고 일어나면 뭐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야!
오늘도 잘 잤으면 하는 너에게 - 프롤로그 중에서
마음 둘 곳 없이 힘겨운 날들 속에 있을 때도 나는 잠을 잤다. 요즘도 고민과 걱정으로 두통이 심하게 오는 날이면 서둘러 잠을 청한다. 회피라면 회피일 수 있는데 잠 속에서는 잠시나마 힘겨움을 잊을 수 있었고 그렇게 얻은 힘으로 다시 무언가를 해볼 힘이 생겼다. 만약 그때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면 나쁜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잠은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시간인 동시에 건강하게 살고 싶은 지표가 되어 주는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지나가는 일들에 오늘 밤을 허비하지 말라는 작가의 멘트에 끌렸기 때문이다. 힘들 때도 잠을 잤다면서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나는 고민을 잊기 위해 잠 속으로 도망친 것이지만 다음날이 되었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진 않았다. 그저 하루하루 견디다 보면 커다란 구멍이 조금씩 메워지고 끝내 작아져서 별일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긴 시간을 견디며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을 했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달랬던 것 같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우리 모두의 삶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들이다. 힘겹게 버텨내야 하는 사회생활, 인간관계, 미래에 대한 걱정까지. 열심히 노력하다가 끝내 의지를 잃어버린 시간들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14만 구독자를 보유한 자기 계발 유튜버인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독자를 위로한다. 당신만 그런 거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 같이 행복하게 지내봐요라고 조용히 속삭이는 듯했다.
시종일관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나는 에세이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 이 책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결국 나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마음에 남는 몇 구절을 남기려 한다.
나에게도 다정한 사람이 되자 p.76
억지스러운 자기 독려를 하라는 건 아니다. 정말 ‘냉정한’시선으로 봐도 당신은 잘 해내고 있다.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곱씹을 필요가 있다. 그때의 당신과 지금의 당신은 정말로 다르다. 그 사실만을 마음속 깊이 받아들여야 한다. 나의 가장 든든한 백은 언제나 나다.
p. 170 그런 의미에서 가끔은 내일의 나를 믿는 것도 좋겠다.
p.198 모르겠으면 그냥 처음으로 돌아가면 될 일이다. 몸에 힘을 빼고 긍정적 마음으로 다시 해보면 된다.
p.215 내 문제를 어떻게든 마주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때, 내가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나아가려고 노력할 때, 내 주변 사람들이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때, 오래 울기를 그만둘 때 세상은 언제나 또렷해진다.
결국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은 삶을 더 잘 살아보고 싶은 고민 때문인것 같다. 나는 어떤 날은 잠 속으로 달아나고 어떤 날은 책 속에서 지혜를 찾는다. 미내플의 글 속에서도 하나의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침대 위에 누워 있다고 휴식을 취하는 건 아니라고 그건 가짜 휴식이라고 당신의 진짜 고민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라는 조언을 읽으며 나를 잘 아는 것이 그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 다정하고 나를 사랑하는 이다. 모두 다른 사연이고 각자의 고민일 테지만, 우리가 근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잘 살고자 하는 마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