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 우리』(2018)

영화 -만약에 우리- 원작

by 별총총하늘


『먼 훗날 우리』는 구교환과 문가영이 주연을 맡은『만약에 우리』의 원작이다. 주된 줄거리는 두 영화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인물들이 풍기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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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 샤오샤오는 밝고 순수하며 개성이 두드러진 인물이다. 그녀의 소원은 베이징 시내에 자기 집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의 외모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을 기준으로 관계를 선택한다. 다소 속물적으로 보일 수 있는 태도는, 고향에도 도시에도 머물 곳이 없는 그녀의 처지를 떠올리면 이해하게 된다. 욕을 하거나 화려한 옷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 속에도, 샤오샤오 마음 한켠에는 ‘보금자리’를 갖고 싶다는 순박한 꿈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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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인공 젠칭은 샤오샤오에게 첫눈에 반한다. 게임 개발자로 성공해 그녀에게 집을 마련해 주고, 안정적인 삶을 살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꿈은 점점 멀어져 가는 듯하다. 성공한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한 끝에 삶의 의욕을 잃고, 그는 게임에만 매달린다. 더는 견딜 수 없었던 샤오샤오는 젠칭을 떠나고, 이 이별은 역설적으로 젠칭이 꿈이었던 게임 개발에 다시 몰두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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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무난하게 흘러가길 바랐던 그들에게, 정말로 필요했던 것은 상처와 고통이었을까. 함께일 때는 할 수 없던 일들이, 서로 멀어짐으로써 가능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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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과거와 현재는 컬러와 무채색으로 구분된다. 이는 원작과 리메이크판이 동일하다. 과거는 사랑스럽지만 초라했다. 판자로 구획된 방, 전등불이 아니면 빛을 보기 힘든 공간, 넝마처럼 해진 이부자리를 덮은 침대와 너덜너덜한 소파. 이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젠칭이 자주 입고 등장하는 파란색 점퍼다. 화면 밖으로까지 가난의 냄새를 풍기는 이 점퍼는, 경제적 어려움이 어떻게 그의 마음을 서서히 병들게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젊었다. 인정받고 싶었으며 무엇보다 성공하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별도 달도 따다 주고 싶었고, 멋진 집 하나쯤은 선물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마음은 어느새 자격지심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변해 간다.



그리고 10년 뒤, 두 사람은 베이징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다시 마주한다. 옛 추억을 꺼내는 그들의 웃음 속에는, 기대와 함께 되돌리기에는 너무 멀어졌다는 아쉬움이 배어 있다.



새삼 잘 만든 영화가 가진 매력을 느낀다. 배우와 공간, 계절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결은 달라진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와, 온통 하얀 눈으로 덮인 설원을 지나던 이야기는 같은 사랑이지만 조금은 다른 표정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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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며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누군가를 떠올리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때의 추억이 무채색으로 남아 있는지, 아니면 색이 부여하는 수많은 감각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지, 조용히 되짚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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