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음악의 조각들

- 2025년 5월 10일 (토요일) 장소: 드바로크

by 줄기

*2025년 4월 19일 (토요일), 드바로크: 아르케컬처와 음악 에세이 쓰기

2025년 5월 10일 (토요일), 드바로: 아르케컬처의 무지카 클래시카 음악회 즐기기


2025년 아르케컬처의 무지카 클래시카 시작은 드바로크에서였다.

드바로크! 내가 처음 드바로크를 찾은 것은, 아니 카페드바로크를 찾은 것은 쇼팽의 음악으로 아르케컬처가 무지카 클래시카 공연을 했던 2022년 8월이었다. 8월의 여름 저녁 비 오는 거리를 걸어 도착한 그곳은 그랜드 피아노와 보라색이 잘 어울리는 매력적이었던 곳. 아르케컬처 손다영 대표가 설명한 비에 얽힌 쇼팽과 그의 연인 조르주 상드의 이야기가 그날의 날씨와 어울려, 음악과 함께 몇몇 단상들이 뇌리에 남은 장소였다.

하지만 이후 좀처럼 방문기회가 없었는데, 상호명이 ‘카페드바로크’에서 ‘드바로크’로 바뀌며 2024년 겨울에 이전되어서, 새로 이전한 드바로크도 방문할 겸 음악회 참석 신청을 하였다. 한 번 더 찾지 못했던 카페드바로크에 대한 아쉬움과 새로운 태어난 드바로크에 대한 기대를 안고……

2022년 8월의 카페 드 바로크



음악회 당일인 5월 10일은 반달서림으로 월간 서점원으로 일하는 날. 서점업무를 마치고 맞은편 건물의 찻집 ‘고울연, 차’에 들렀다. ‘고울연, 차’ 대표님도 무지카 클래시카 음악회를 신청하셨다고 하셔서, 대표님의 차로 함께 이동하기 위함이었다. ‘고울연, 차’ 대표님과는 이후 9월 3일 (수요일) 저녁 카페 아이소에서의 무지카 클래시카 «드리퍼&오스티나토» 공연도 함께 갔으니, 이제 소중한 음악 친구나 다름없다.

공연 시작 시간에 임박하여 도착한 탓에 서둘러 들어가 선택의 여지없이 남는 자리에 앉은 후, 숨을 고르고 둘러보니 새로운 드바로크는 두 구역으로 나누어진 무척 아담한 사이즈의 아늑한 장소였다. 첫눈에 들어온 그랜드 피아노와 샹들리에가 카페드바로크 시절의 정체성을 지켜주며 반겨주는 듯했다. 마치 낯선 곳에서 아는 사람을 보았을 때 그 주변에 빛이 비치며 느껴지는 따스한 기분.

<음악의 조각들> @드바로크 프로그램, 아르케컬처 손다영 대표님과 드바로크 조문희 대표님

2025년 아르케컬처의 무지카 클래시카 첫 공연 <음악의 조각들>이 시작되었다. 음악회 이야기에 앞서 이 공연이 있기 약 한 달 전, 아르케컬처와 함께 음악에세이 쓰기 모임이 있었다고 했다. 나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아르케컬처 손다영 대표님과 드바로크 조문희 대표님을 주축으로 모이신 분들은 음악에 얽힌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를 글로 담아 각자 한 편의 에세이를 완성했다. 그렇게 쓴 에세이를 읽고 글과 관련된 추억이 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시간이 바로 <음악의 조각들> 음악회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기억에 많이 남는 음악회다.

먼저 오프닝 곡인 브람스의 가곡 ‘흐르는 멜로디처럼’은, 에세이 쓰기에 참여해서 글을 한 편씩 가져오신 관객을 포함한 음악회 참석 관객 모두의 가슴에, 드바로크와 아르케컬처 두 대표님의 피아노와 바이올린 선율로 음악의 정서를 흘려주는 곡이었다. 마치 핸드드립 커피를 내릴 때 드리퍼와 필터, 서버를 드립포트에 담긴 뜨거운 물로 흘려서 데워주는 것처럼,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 에세이와 음악의 향이 잘 우러날 수 있도록 하려는 두 대표님의 정성이 느껴져 좋았다.


이후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위해 음악에세이 쓰기 참석자가 자신이 쓴 글을 직접 낭독한 후 글과 관련된 음악을 연주하였는데, 누군가 글을 읽는 것을 듣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 눈으로 읽을 때는 스쳐 지나가는 단어와 문구 때로는 구절들이, 귀로 들을 때는 좀 더 신경을 써서 들으려고 해서 인지 비록 곧 사라지긴 했지만 한 번씩 머릿속에 그림으로 그려졌다.

감동적인 에세이들이 면면이 어쩐지 예사롭지 않다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작가분도 계시고 다들 글쓰기에 진심이신 분들이셨다. 그러니까 음악에세이 쓰기에 참여를 하신 것이겠지…… 거기에 참여하신 분들 중 피아노를 배우고 계신 작가분과 플루트 연주를 취미로 하신 분이 계셔서 음악회 연주를 함께 함으로써 음악회의 의미를 더해 주었다.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신 분의 레코드 점을 하셨던 아버지에 대해 쓰신 에세이도 무척 기억에 남았고, 그분이 추천한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은 연주곡으로 들어도 좋았다.

사실 아르케컬처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어서, 이렇게 음악회가 있을 때마다 음악회에 연주된 음악을 링크한 재생목록을 만들어 놓는데, 이번 <음악의 조각>의 재생목록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음악의 조각>에 연주된 곡을 찾아서 재생목록을 만들 듯 아래 참고자료로 올려놓았다. 덕분에 같은 곡도 다양한 버전으로 들어보았는데, 이 곡 <가리워진 길>은 여러 가수들에 의해 불린 다양한 <가리워진 길>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불린 수 많은 <가리워진 길> 중 링크하기로 결정한 것은 2023년 12월 악동 뮤지션이 부른 버전. 영상에서 동생인 수현이 특유의 맑은 음색으로 노래를 부르다가 어느 순간 목이 메어 부르지 못하자, 오빠인 찬혁이 슬그머니 함께 불러주는 장면이 마음을 울렸다. 열세 살과 열여섯 살 어린 나이에 K팝스타 시즌 2로 데뷔하여 지금까지 근 13년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남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는 그 여정이 쉽지 많은 않았으리라는 생각을 그 눈물을 보며 하게 되었다. 가리워진 길을 힘겹게 가는 것 같겠지만, 그래도 어디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한 치 앞을 알 수 없이 불안하고 막막해 보이는 이 길도, 어느 순간 안개가 걷힌 내리막 길로 변해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가는 구간이 있을 거란 희망으로 하루하루 보내보자 생각한다.


아르케컬처 대표님의 추천 음악 존 에클스의 <The Mad Lover>는 반달클래식클럽 모임에서도 함께 유튜브로 감상했던 곡이어서 귀에 익숙했다. 억새가 가득한 들판에 바람을 맞으며 바이올린과 류트를 연주하는 연주자의 모습과 음악에서 절절함을 느꼈던 그 영상이 머리에 그려지기도 했고……

드바로크 대표님의 추천 음악은 당연히 클래식 음악일 거라 예상했기에 다소 의외였다. 인디밴드 실리카 겔의 <No Pain>라고 하는데 처음 듣는 밴드의 처음 듣는 음악이라 음악회 후 검색해 들어보기도 하였다. “소외된 사람이 없도록 노래합시다”라는 <No Pain>의 가사와도 어울리게, 드바로크 대표님은 그랜드 피아노에서 벗어나 키보드를 연주하고, 아르케컬처 대표님은 바이올린을 내려놓고 베이스 기타를 들어 연주하는 두 대표님의 파격적인 변신에 음악회는 한결 다채로워 졌다.

아르케컬처 손다영 대표님과 드바로크 조문희 대표님의 <No Pain> 연주 모습

음악회는 끝났는데, 음악의 여운과 더불어 선물은 한아름이다. 앞의 글에서 언급했던 틴케이스와 카드. 지난번 음악에세이 쓰기에서의 카드가 첫 번째 카드이고 <음악의 조각들> 음악회 카드가 두 번째 카드이지만, 내게 있어 첫 번째 카드가 되는 이 카드를 틴케이스에 넣고 나머지 카드는 다 모아야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그다음으로 드바로크 대표님 어머니께서 손수 뜨개질로 뜨신 작은 꽃 키링과 드바로크에서 가까운 호두당에서 협찬해 주신 호두과자 한 봉지를 선물로 받고는 뿌듯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참고로 이후 호두당 대표님은 호두과자를 협찬해 주시고, 같이 간 ‘고울연, 차’ 대표님도 차를 협찬해 주셔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이 함께 한 아르케컬처 무지카 클래시카가 되었다.

틴케이스와 나의 무지카클래시카 첫번째 카드
<음악의 조각들> 포스터와 밖에서 본 드바로크


*참고자료

1. 아르케컬처의 무지카클래시카 @드바로크 <음악의 조각들> 안내글 (https://blog.naver.com/archeculture/223827709819)

2. [문화공간] 드 바로크 블로그 (https://blog.naver.com/debaroque)

3. 드바로크의 <음악의 조각들> 안내글 (https://blog.naver.com/debaroque/223826472790)

4. 아르케컬처의 후기글: 음악의 조각들_음악에세이 쓰기 @드바로크 (https://blog.naver.com/archeculture/223842380223)

5. 드바로크의 후기글: 음악의 조각들_음악에세이 쓰기 (https://blog.naver.com/debaroque/223855146705)

6. 드바로크의 후기글: 음악의 조각들 음악 연주회(https://blog.naver.com/debaroque/223862253345)

7. 아르케컬처의 유튜브채널 중 재생목록 (https://www.youtube.com/@arche_culture/playlists)

8. Brahms: Wie Melodien zieht es mir, Op. 105, No. 1 (https://www.youtube.com/watch?v=3u_Wy61PK2k)

9. 듣고 눈물났습니다... 지금까지 없던 쇼팽에튀드 (feat. 롯데타워118층 통유리 바닥) (https://www.youtube.com/watch?v=D38U96O7rA0&list=RDD38U96O7rA0&index=1)

10. Joe Hisaishi -Merry-Go-Round of Life (from “Howl’s Moving Castle”) (https://www.youtube.com/watch?v=2pQKqQ9sG50)

11. [1988] 혜은이 - 피노키오 (https://www.youtube.com/watch?v=JAilSBVLww8)

12. Seong-Jin Cho – Chopin: Nocturnes, Op. 9: No.2 in E Flat Major. Andante (https://www.youtube.com/watch?v=QR10Od1cLaM)

13. 가리워진 길 – 이수현 [더 시즌즈 – 악뮤의 오날오밤] (https://www.youtube.com/watch?v=YtBcxKwZg-w)

14. J. Eccles: The Mad Lover (https://www.youtube.com/watch?v=rQH3udsV6eI)

15. Debussy – Beau Soir for violin (Kyung Wha Chung, Kevin Kenner) (https://www.youtube.com/watch?v=6-kScKB0FY0)

16. [스페이스 공감] 실리카겔 – NO PAIN (https://www.youtube.com/watch?v=P-5hvP1tALs)

17. 고울연, 차 (TEA) 블로그 (https://blog.naver.com/yeonfuse_tea)

18. 호두당 역북점 (https://naver.me/GcKVDE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