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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플펀치 May 07. 2023

연극이 끝난 후 해야 하는 것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3와 자아 찾기

한동안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극장에 가지 않다가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3가 개봉했다고 해서 바로 예매해서 다녀왔다. 나의 20대를 책임졌던 마블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몰려있다. 개인적으로 영웅물 특유의 유쾌하고 여유 있는 감성을 좋아하는데 그중 최고가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였던 것 같다.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3 줄거리

(스포주의)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주를 수호하는 것이 임무이다. 서로 다른 생김새와 종족이지만 동료라는 이름으로 하나 되어 유쾌하게 그들만의 임무를 풀어간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3의 주제는 자아 찾기이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가족같이 생각하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3의 구성원들은 서로를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특히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3의 주된 스토리는 라쿤 로켓이며 로켓의 과거와 성장과정도 다뤄진다. 서로를 지켜낸 멤버들은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떠난다. 해체는 아니지만 각자 주어진 숙명을 다하느라 미뤄두었던 자신만의 하고 싶었던 일을 하러 간다.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의 임무가 끝나면?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
음악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세트도
이젠 다 멈춘 채 무대 위에
정적만이 남아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노래 <연극이 끝난 후>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의 임무가 끝나면 다들 어디서  무엇을 할까?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주인공 퀼은 어머니가 지구인이고 고향이 지구인 사람이다. 어머니를 잃고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함께 살았던 외할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드렉스는 퀼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동안 물에 떠있는 수련만 찾아다니며 이리저리 옮겨 다녔다면 이제는 헤엄치는 법을 배워봐


그렇다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의 임무는 언젠간 끝날 것이고, 나를 포함한 동료들은 언젠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각자의 길을 떠날 것이다.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3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어두운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쳐다본다. 바깥세상과의 연결이 단절되고 내면의 세계로 빠져드는 시간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는 세상을 보고 냄새를 맡고 소리를 듣고 상황을 느낀다. 살아있는 한 나의 경험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책 <어떤 생각들은 나의 세계가 된다>


영화에서 그려진 악당의 끝판왕 하이 에볼루셔너리도 결국 자신의 약한 본래의 모습을 싫어하여 본인은 물론 자신이 건설한 세계에 모든 종을 개조시키려 한다.

계속된 생체 실험을 통해 우성인자만 만들어 범죄 없는 평화로운 도시를 건설하고자 하는 의지는 언뜻 보면 선한 의지로 볼 수도 있지만 쓸모에 따라 움직이며 하자가 발견되 존재가치가 사라지는 악무도함을 보여준다. 그런 그에게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가 한마디 던진다.


너는 안 좋은 것을 개선시키려는 것이 아니야. 그냥 본래의 모습이 싫었던 거지.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3의 최후의 빌런

그렇다. 그는 본래의 모습이 싫어 남들까지 모조리 개조시키려는 빌런이다. 본인을 돌아보고 본래의 본인 모습을 사랑했다면 이렇게 극단적으로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면 어떤 부와 명예도 아무 의미가 없을 뿐이다.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 시리즈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주제로 훌륭했다. 퍼스널 브랜딩, 부업, 등등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이 유행인 요즘 상황에 딱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든다. 그동안의 루틴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에 발을 들이는 게 두려운가? 괜히 발을 들였다가 잘못되면 되돌릴 수 없을까 겁이나는 가?

때로는 함정인 줄 알면서도 나와의 싸움에 맞서는 용기도 필요하다. 영화에서는 코믹하게 나오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명대사라고 생각하는 대사가 있다.


내가 함정임을 알고도 맞서는 거면
그건 대결이야

  

자신과의 대결에서 승리의 훈장을 남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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