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에 이야기를 담는 법을 배웠다.

바리스타 수업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by 김맑음

커피 한 잔에 이야기를 담는 법을 배웠다.

반갑습니다. 작년 10월 에세이 연재를 마치고 잠시 쉬었다가 돌아온 김맑음입니다.


2024년 작년, 저의 소망은 무사히 2025년을 맞이하는 것이었는데 주변인들의 보살핌 속에서 무사히 2025년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연재를 마쳤던 에세이를 잠시 내려두고, 제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줄 출판사를 찾고 있으며

두 권의 소설을 출간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수업에 도전했습니다. [바리스타 2급 자격증] 수업을 들으며 나름대로 바쁜 삶을 살아왔습니다.


처음 수업을 들을 때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워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에겐 66시간의 교육 시간은 ‘다름.’을 이해하고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비슷한 성향,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만 어울리게 된 것 같았는데 이번 바리스타 수업에서는 다채로운 빛깔을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커피 한잔에 그 사람의 마음과 사연이 담길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선별된 원두를 블렌딩하고 곱게 갈아내어서 내가 가진 힘으로 탬핑합니다. 고압의 물줄기가 원두 가루에 담긴 향미를 뽑아내는 동안 저는 갈래갈래 갈라지는 원두 사이를 여행하는 물에 담긴 이야기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커피의 맛이란 잘 내려진 한잔의 커피에 담긴 향미일 수도 있지만, 그것을 내리는 사람의 태도와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내가 내린 커피에 사람을 위로하고 싶은 제 마음이 담기길 바랐습니다. 제가 내린 한잔의 커피는 비록 형편없는 수치를 가졌을지는 모르겠으나 누군가가 마셨을 때 정성을 알아주길 바랐던 것 같습니다.

수업에서 만난 분들의 인생과 사연이 담긴 커피를 마시며 저는 그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66시간의 교육이 끝난 어젯밤, 저는 누군가에게 받았던 책을 꺼내 보았습니다.

이병률 시인의 여행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인생 책이었으며, 받은 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펼쳐보지 않았던 책을 펼쳤던 것은 저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에게 책을 선물한 분의 내면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하필 이 타이밍에 이 책을 읽기로 결정한 것은 수업을 통해 다름을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내용 중, 커피에 대한 구절이 있어서 가져와 보았습니다.

[커피를 맛있게 내리는 사람은 커피콩을 갈고 뜨거운 물로 커피를 내리는 동안 그 옆을 떠나지 않는다. 좋은 눈빛으로 주시하고 집중한다. 그런 사람이 내주는 커피는 이미 마시기도 전에 맛있다는 생각을 머릿속 가득 채워준다. 어떻게 보면 그 좋은 눈빛이 커피에 닿아서일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조그마한 커피잔 안에 커다란 물결을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구절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글을 쓰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구절이었습니다.

바리스타 실기 시험 중, 내가 왜 바리스타가 되고 싶은지 어떤 바리스타가 되고 싶은지 구술하는 평가에서 제가 선택했던 말은 이 구절을 인용하였습니다.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은 내리고 있는 커피의 곁을 떠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커피 한잔에 마음을 담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짧은 시간 동안 마음을 예쁘게 담아내는 법을 새롭게 배웠으니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독자님들도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은 속상하고 힘든 일이 있으셨다면 언젠간 제가 당신의 곁에서 한잔의 커피를 내리는 인연을 만나게 되길 바라보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설 명절 보내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려서 반가웠습니다.

김맑음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