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저렴하고 안전하게 체험한 후기
혼자 말레이시아를 여행하고 있다. 아름다운 이곳 코타키나발루에 왔는데 해양스포츠 한 번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 인터넷을 뒤적였다.
PADI 오픈워터 스쿠바 다이빙 자격증은 3일 동안 공식 트레이닝을 받는 코스다. 한 번 따놓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어릴 때 따고 싶었는데 당시 경제활동을 하고 있던 시기가 아니라 재정 문제로 관두었다. 제주와 부산에서는 40만 원을 훌쩍 넘고,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인 회사를 이용하면 비쌀 것이 당연했다.
결국 현지 회사를 이용하기로 했고 리뷰가 많으면서 가격도 장비 대여, 식비, 보험까지 포함해 35만 원으로 합리적인 회사를 찾았다. 도중 만난 사람들도 다양하고, 영어로 교육받았기에 더 풍부했으며, 온라인 테스트와 과제가 많아 확실하게 암기해가며 공부할 수 있었던 코스였다. 혼자 등록해서 체험해본 과정을 소개한다.
신뢰할 수 있는 회사를 찾는 것에는 네이버보다 구글이 정확하다. PADI Kota Kinabalu 키워드를 검색하고 검색 엔진 결과창의 1, 2, 3 페이지까지 살펴보면 좋다. 각 사이트를 보고 1인만 예약이 가능한지, 가격이 합리적인지, 가격에 보험이 포함되는지 등을 살펴보고 비교하면 된다.
내가 찾은 사이트는 아래와 같고 내가 생각하는 조건과 잘 맞았다. 코스를 수강하는 위치가 가보고 싶었던 '가야섬'이라는 점과, 리뷰가 30개가 넘어 다 읽어보고 안전하다는 판단 하에 결제했다.
회사 이름: Borneo dream
가격: 35만 원 - RM1075 (2022.08 환율, 1인 기준)
결제: 온라인 Credit card 가능. 나의 경우 카카오 뱅크 마스터카드 이용했다
결제하는 과정에서 카메라나 수중 컴퓨터 등 장비도 같이 대여하겠냐며 체크하는 란이 나오는데, 코스 중 강사가 빌려줄 것이니 따로 체크 안 해도 된다. 잘못하면 필요 없이 지불하게 되는 돈이다.
결제하면 위와 같이 이메일이 날아온다. 그다음 PADI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링크와, 온라인 과제와 테스트 관련한 정보가 담긴 링크를 준다.
아래와 같이 이메일이 올 것이다. 하나씩 작성하면 된다. 온라인으로 작성이 안 된다면 회사에 직접 연락하거나, 코스 당일 현지 강사에게 말하면 프린트한 종이에 직접 서명하게 해 줄 거다.
적어도 15시간이 걸린다는 이 길고 무서운 온라인 교재와 테스트는 한국어로 설정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나도 영어로 읽고 쓰는 게 문제없지만 빽빽한 글 읽는 건 환영하지 않고 더 군다가 영어로 전문 분야를 공부하는 게 힘들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공부했다.
구글 앱스토어에서 'PADI'를 검색하면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앱 다운로드 후 아래 이미지대로 클릭하여 온라인 수강을 시작하면 된다. 온라인 코스를 끝내지 않고 다이빙을 시작할 수 없으니, 반드시 모두 수료해야 한다. 앱에 등록하는 프로필 사진은 여러분의 주소로 전달될 자격증에 포함되니 잘 고르길 바란다.
공부 꿀팁 몇 가지를 공유한다.
앱이 버그가 많아 잘 작동하지 않을 때가 있다. 앱으로 공부하지 말고, 아이폰 유저라면 Safari 인터넷으로 직접 들어가 공부하는 걸 추천한다. 화면 전환이 빠르다. 중간에 화면이 갑자기 꺼져도 걱정하지 말자. 공부한 내용은 저절로 저장된다.
공부량이 너무 많아 시간이 없다 생각하고 퀴즈만 푸는 걸 추천한다. 최종 온라인 시험 50문제는 중간에 풀어야 할 퀴즈 문제들이 그대로 나온다. 교재 내용이 방대한데 그걸 다 읽는 건 시간 낭비다. 다만 마지막에 선택적으로 들어야 할 코스에서 다이빙 수중 테이블 표를 읽는 법을 연습하는 장이 있는데, 그것만 잘 읽으면 된다. 길지 않다.
매일 아침 8시 반까지 Jetty 부두로 가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기다리고 있다. 공중전화 부스 앞에서 강사와 그룹을 만나 함께 보트로 이동해 20분 정도 섬에서 떨어진 가야 섬(Gaya Island)으로 출발한다. 보트는 넓고 크며 이때 다양한 사람들과 통성명을 할 수 있다.
나의 강사는 Sabri라는 키 큰 현지 아저씨로 지역 부족민 중 한 분이셨다. 둔탁하지만 정확한 발음의 영어로 장비 이름과 유용도를 정확히, 체계적으로 가르쳐주셨다.
나와 함께한 스쿠바다이빙 그룹은 중국계 말레이 친구 두 명이었는데, UN에서 지원하는 [말레이시아 해양보호 앰베서더] 프로그램에 참여해 재정 지원을 받고 참가한 친구들이었다.
보트에는 스노클링 1일 코스를 수강하는 그룹 인원들도 같이 탄다. 보통 5명 이상이니 우리까지 포함해 8명의 인원이 보트에 탔다. 보트가 달릴 때 코 앞쪽으로 앉을 수 있는데, 자리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항상 맨 앞으로 앉았었다.
일정은 대충 이렇다.
오전에는 얕은 곳에서 여러 스킬을 강사와 단련하는데 '물속에서 마스크 벗고 끼기', '물속에서 호흡기 벗고 끼기', '물속에서 호흡기 찾기' 등이 있다.
섬으로 이동해 점심을 먹는다. 아무거나 골라도 음식 정말 맛있다. 음료는 직접 사야 한다.
오후는 본격적으로 깊은 곳에서 다이빙을 하며 해양체험을 할 수 있다. 오픈워터 코스는 초급 코스인 만큼 18m까지 들어갈 수 있다. 운 좋게도 바다거북이와 아기 상어를 보았다.
3일 마지막 날에 최종 대면 시험을 본다. 앞뒤로 퀴즈가 빽빽한 종이를 가져와 풀게 하는데, 영어로 푸니 정신이 살짝 혼미했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풀어냈고 모르는 건 강사님께 그냥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앞면은 문제가 모두 쉬웠는데 뒤편이 어려웠던 걸로 기억한다. 말레이시아는 맞춘 문제를 위의 사진처럼 긋는다. 종이 받자마자 충격 먹은 내게 말레이 친구가 알려줘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자격증이 정식으로 등록되고 이메일로 오기까지 일주일이 걸린다. 미리 다이빙을 하고 싶다면 문제없다. 임시 자격증을 회사에서 PADI에 등록해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 혼자 찾아보고 등록하고 체험해 본 스쿠바다이빙 자격증 체험 후기를 공유해보았다. 여러분도 코타키나발루를 혼자 여행해볼 기회가 있다면 꼭 체험해보기를 바라며.
소프트웨어 회사 PM으로 일하다가, 고된 커리어의 길에서 잠시 쉬고 있는 스물다섯입니다. 세계를 여행하는 디지털 노매드 인생을 잠시 살고 있어요. 인터넷 검색으로 찾을 수 없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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