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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작품성과 상품성

부산행 vs 인천상륙작전

최근 한국영화 두 편이 인기리에 극장가를 사로 잡고 있다. 부산과 인천...일단 흥행면에서 보면 도시규모와 비례해서 부산행이 인천상륙작전에 앞선다. (8.6일 현재 부산행 950만명, 인천상륙작전 440만명)


영화나 드라마, 음악, 미술 등 예술작품의 성공여부를 확인할 때 주로 작품성과 상품성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판단한다. 오늘 두 영화를 비교할 때도 그 관점에서 판단하면, 우선 시나리오의 완성도나 스토리 전개의 치밀성(탄탄한 스토리), 배우의 연기력이라고 볼 수 있는 작품성, 그리고 재미와 오락, 풍부한 볼거리 등 흥행성여부는 상품성으로 판단해 볼 수 있다.


작품성과 상품성이 모두 만족하면 대히트작이 되겠지만, 두 가지 중 한가지만 충족하더라도 훌륭한 작품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대중의 인기몰이에 실패할 수 있고, 아무리 상품성이 뛰어나 대중의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예술적 가치가 없는, 작품성이 없는 영화가 있다.


두 영화는 어떨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작품성 측면에서는 인천상륙작전이, 상품성 측면에서는 부산행이 낫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두 영화 모두 보는 내내 지루함 없이 상영을 마칠 때까지 몰입하는 측면은 동일하나, 부산행의 경우 시나리오에 있어 내용의 개연성, 구성의 치밀함은 다소 떨어진다. 사실 어떻게 950만명을 사로잡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좀비가 왜 나타나게 되었고, 좀비가 결국 어떻게 되는지, 원인과 결과, 스토리의 치밀함이 허술해 마지막이 너무 허무하게 끝이 난다.  인천상륙작전 역시 소수의 인원의 영웅화가 좀 오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소 현실성은 떨어지는 점은 있지만, 스토리 전개의 개연성, 치밀성은 부산행을 압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부산행을 선택했다. 물론 부산행이 먼저 개봉한 이점도 있겠지만, 상품성 측면에서는 압도적으로 앞선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보면 작품성과 상품성은 별개로 움직인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의 생각과 판단은 행동과 다르게 작용한다. 어쩌면 시장은 원래 그런 것일 수 있다. 시장은 합리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어진 정보를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뿐더러 정보 자체도 개개인마다 다르게 주어진다.
주식시장에서 제 아무리 탄탄한 재무구조와 상품이 있더라도 저평가된 기업이 있고, 반대로 아무 것도 없는 빈껍데기 기업이라도 고평가된 기업이 있듯 말이다.

아무리 좋은 작품도 사람들의 눈 밖에 있을 수 있고, 볼 품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시장이다. 아무도 대중의 심리를 정확히 알 수 없다.

오늘 비교된 두 영화도 시장은 다르게 판단한다. 나 역시 다르게 평가하듯... 어쩌면 두 작품 모두 상품성에 촛점이 맞추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두 작품 모두 대중의 시선을 사로 잡긴했으나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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