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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상식의 저항

황우석 사태

사람들은 '자신이 본 것 혹은 보는 것을 믿는가' 아니면,  '자신이 믿는 것을 보는가?' 참 재밌는 질문을 생각을 해 본다. 이 질문은 종교적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떤 가치적일 수도 있고, 신념, 생각, 경험 뭐 그런 것 일수도 있다. 

2005년 12월즈음인가로 기억한다.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을 당시 나도 같은 장소에 있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혼란스러웠던 때였기에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황우석교수가 있던 수의대 건물이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직접 기자회견에서 황우석교수의 입장발표에 대해 눈으로 보고 들었다. 나 역시 황교수의 사실인정과 사과발표를 직접 현장에서 당사자로부터 들었지만, 사실이 아닐거라 믿었다.

사건의 시작은 다들 기억이 나겠지만, MBC PD수첩에서 처음 조작의혹에 대한 보도를 했고, 그 이후 논문조작여부에 대해 진실이냐 아니냐로 많은 사람들이 분열되었으며, 대다수는 논문은 조작되지 않았다고 믿었다. 그 때문이었는지 그 사건을 보도했던 MBC PD수첩은 여론의 뭇매를 이기지 못하고 광고전면 중단, 방송잠정중단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그 당시 황우석교수는 이미 국민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었고, MBC PD수첩은 우군보다 적군이 많아 강압취재, 편파보도, MBC에 대해 프로그램폐지 촛불집회 등이 열렸고, MBC는 결국 대국민사과발표까지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참 설명하기 어려운 해프닝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사건을 영화화 한 '제보자'에서는 이를 두고 '상식의 저항'이라 명명했다.


상식의 저항...상식은 고정관념, 일반적인 생각이라 할 수 있고, 대다수가 그렇다라고 생각하기에 상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특별한 발견과 합의가 없는한... 황우석사건을 곰곰히 생각해 보면 서두에 언급했던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믿는 것을 보려고 한다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무엇이 잘못된 근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신의 신념, 믿음 속의 판단을 믿는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것이 개인의 성격때문 수도 있고, 성격과 유사한 정서, 감정 혹은 무엇이라 정의하기는 힘들어도 그 어떤 상태 등 그 무엇이 있는건 틀림없다.

믿는 것을 본다는 것은, 우리의  성향, 성격, 정서, 신념과 분명 관련되어 있는 듯 하다. 누가, 무엇을, 왜,...그런 것들이 믿는 것과 관련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생각을 거듭한 결과,   '상식의 저항'이라는 것이 바로 그 성격, 그 중에서도 우리의 정서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정서...


여기서 성격에 대해 알아 보니, 사람의 성격을 형성하는 요소로 주로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선천적 영향이 강한 기질과 인지력, 후천적 영향이 강한 정서와 동기가 바로 성격을 형성하는 주요한 열쇠이다.


그 중에서 정서라는 요소는 매우 중요하다. 가정 환경에서부터, 부모의 신뢰관계 정도에서 비롯된 집안의 분위기 혹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취향이 바로 정서적 성격을 결정짓는다.


이 정서라는 것은 어떤 가치판단의 문제에서 말로 설명될 수 없는 특수한 상황발생 시 정서적 판단을 하게 한다. 인지적으로는 이해가 되나 정서적으로 받아들이 수 없는 합리적 혹은 비합리적 생각, 판단은 결국 정서적 저항에 따른 특성을 보이게 된다.


요즘 나 역시 정서적 저항에 부딪힌다. 나도 그렇겠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다르게 나타난다. 다들 생각은 맞다고 하나, 행동은 생각대로 하지 않는, ...어쩌면 이런 정서적 저항상황이 정상일수도 있다. 시간이 해결해 줄수있다고 생각들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저항을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 황우석 사태에서 경험했듯...그래야 사회가, 이 세상이 변화된다.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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