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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사람을 보는 방법은 여러가지입니다. 나와 맞는 사람,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 아주 매력적인 사람, 같이 있기 부담스러운 사람, 보는 관점, 기준에 따라 사람을 전혀 다르게 보게 됩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연애의 대상, 결혼에 적합한 사람, 같이 일하기 좋은 사람, 놀기 좋은 사람 등이 정해지기도 하고 우리의 목적과 가치기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흔히 사람을 볼 때 인터뷰(면접) 방식으로 판단을 많이 합니다. 연애를 위한 소개팅, 미팅도 일종의 인터뷰라고 볼 수 있고, 결혼을 할 때는 맞선, 입시나 취업에서는 면접이라는 방식을 거의 예외없이 반드시 하게 됩니다. 그 이상의 방식을 아직 못 찾은 것일 수도 있고, 가장 최적의 방법이라서 직접 만나서 결정을 한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됐건 거의 모든 판단의 방법이 면접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면접을 통해서 사람을 얼마나 정확하게 볼 수 있을까요? 사실 한 두 번 보는 것으로 사람을 정확하게 보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만...일부는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 혹은 판단에 따라 연애에서는 결별을 하기도 하고, 결혼에서는 이혼을 입시, 취업에서는 퇴직이라는 이별을 합니다. 잘 맞았다고 정확하게 판단되었다면 이런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되었겠지만, 말입니다. 어찌됐건 면접을 통해서 사람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도 있지만, 잘못판단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래서 면접 시 어떤 질문을 하는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 질문을 통해서 그 사람의 숨은 내면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죠. 어쨌건 면접 때 잘 정리되고 소위 말하는 구조화된 질문을 통해 사람을 확인하고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면 아주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그 사람의 취미, 취향, 행동패턴, 습관, 사용하는 용어 혹은 언어, 주변인과의 관계, 가족 등의 다양한 변수를 통해서도 그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중에서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 시간이 날 때 주로 하는 것, 특히 예술장르(자주 듣는 음악이나 영화나 스포츠 종목, 찍은 사진의 종류), 좋아하는 연예인 등 어떻게 보면 취미나 취향을 통해 사람의 숨겨진 내면을 많이 보려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그러한 취미나 취향을 가지고도 쉽게 사람의 내면을 깊숙히 알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동호회나 동아리가 잘 형성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글을 자주 쓰는 사람이라 제가 쓴 글을 보면 저의 가치관, 생각, 이념 혹은 신념, 성향 등 제가 어떤 사람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누구나 어렵지 않게 알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신문만 봐도 그 신문의 색깔이 진보성향, 보수성향이 나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제가 사람에 관심이 많아서 그럴수도 있고 제가 하는 일도 그렇고 세 명의 애들을 키우다 보니 애들의 성격과 성향, 인격의 형성에 자연스럽게 호기심과 관심이 더 생긴 것 같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생각과 방법이 다릅니다.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선천적으로 다른 유전적 특성이 영향을 줬을 것이고, 후천적으로 다른 환경, 경험, 학습, 교육이 영향을 줬을 것입니다. 전통적인 논쟁거리인 선천적 영향이 더 큰가, 후천적 영향이 더 큰가의 생각도 한 번씩 들고, 사람마다 각각의 변수의 영향도와 조작도가 달라 그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어쨌거나,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를 볼 때, 맞고 틀린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다름은 무엇인가를 살펴봅니다. 무엇이 어떻게 다르고, 그 다름이 그 사람을 어떻게 만들었고, 혹은 만들고 있고,  그 다름이 그 사람을 어떻게 다르게 보게 하는지를 저 스스로 생각해 봅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고, 완성될 수도 없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제는 이사를 준비한다고 못쓰는 물건, 불필요한 물건, 오래되어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것들을 죄다 모아 고물상에 가져다 팔았습니다. 그 중에서 소위 전축이라고 불리던 돌비 5.1채널 오디오기기도 있었는데, 불과 10년 전의 대형 스피커와 장치들이 이젠 고물이 되는 그런 날을 맞이 했습니다. 처음에 샀을 때는 수백만원을 주고, 이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홍보되던 물건이 이젠 고물상에 단돈 몇 천원에 거래됩니다. 이런 것이 바로 불완전한 세상, 변화하는 세상, 완성되지 않는 그런 세상을 증명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람이 그렇게 외형적인 변화는 하지 않겠지만, 우리의 생각과 가치, 신념 등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이 바뀌고 있습니다. 사람을 보는 것도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마치 빙산의 일각과 같이 사람의 겉모습은 그 사람의 일부분, 정말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그 속의 생각, 성향, 가치, 이념은 그 사람의 보이지 않는 대부분을 말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볼 때, 외형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대부분 보내는 시간, 그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그 시간이 준 그 사람의 가치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 것을 통해 그 사람이 얻고 있는, 받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꼭 확인을 해 보아야 합니다. 시간을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지, 시간의 가치를 알고 있는지...말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 사람의 우선순위와 삶의 가치관, 일상관을 충분히 볼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 사람의 미래 잠재력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람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시간의 가치를 잘 알고 있는지, 본인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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