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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커피는 어떻게 산업이 되었는가

여기도 커피집, 저기도 커피집, 카페가 널부러져 있다. 그야말로 한국은 커피세상이다. 그 가운데 커피의 대중화, 일상화의 일등공신은 단연 스타벅스다.


2016년 단일 커피브랜드 최초로 국내 1조 매출을 달성한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미 독보적이었던 커피믹스 시장을 넘어섰다. 작은 종이컵에 커피믹스를 넣고 휘젓는 시대가 거의 막을 내렸다고 생각하고 또 개인적으로 커피믹스(일명 다방커피) 시장은 2016년 1조 아래로 추락한 이래로 절대 회복이 불가능할 것이라 본다.


어쨌거나 지금우리 주변에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이 한집건너 있는 것도 사실이고, 전문점 커피가 일상이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 스타벅스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 좋은위치에 스타벅스가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고, 사무실 1층에도 스타벅스가 있어서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스타벅스커피를 먹게 된다. 스타벅스에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면 정말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여기서 사람들은 개인약속 장소는 물론 특별한 만남, 노트북에 일을 하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공부하는 사람등 우리의 일상을 이미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스타벅스는 커피만 파는가? 절대 아니다. 이미 스타벅스는 마켓을 주도하고 있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 되어 시장가격, 제품메뉴, 매장환경 등 모든 커피메이커 시장의 표본을 형성한다. 스타벅스 커피가격이 모든 커피점의 가격기준을 말해주고, 스타벅스의 제품메뉴가 타 커피점의 품목기준을 형성하고, 스타벅스의 매장위치가 타 커피점 출점의 기준을 제시한다. 마케팅전략에서 유명한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전략의 모범사례가 바로 스타벅스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것을 넘어서 아니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닌 공간과 문화를 판다고 보는 것이 맞다. 아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산업으로 승격시켰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냥 한국사회의 문화 그 자체가 스타벅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한국 사람들은 유독 스타벅스에 환장하는가? 뭐가 특별할까? 뭐가 스타벅스를 그리도 유명세를 타게 만들었는가?


한국에 스타벅스의 매장은 대략 1,100개 정도 된다. 단연 독보적이다. 그것도 전부 직영매장이다.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 영업을 하지 않고, 신세계와 스타벅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여기서 스타벅스의 영업실적을 한 번 생각해 보자. 매출이 1조이니, 커피 한 잔을 5000원이라 가정해 보면 2억잔을 팔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국민모두가 스타벅스 커피를 연간 4잔씩 마셨다는 것이다. 실로 대단하다. 1조 매출을 매장으로 나누어 보면 대략 매장당 10억의 매출이 발생한다고 생각되고, 월로 나누어 보면 매장별 1억 매출이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매장별로 매달 2만잔이상을 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커피집에 모일까? 커피집에서 할 수있는 것은 주로 대화, 독서, 서핑, 공부 등 정적인 활동이고 한국 사람들은 정적인 활동을 좋아하거나 다른 특별한 취미가 없거나 별다른 곳에 갈데가 없다는 것일게다. 이게 아니면 정말 커피를 좋아한다는 단순한 이유다. 다같이 할 수 있는, 큰 제약을 받지 않고 모여서 삶을 나눌 수 있는 장소, 그냥 공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반증이다. 종교나 특정 취미나 운동 등 특정목적이나 동기가 있어서가 아닌 그냥 모여서 일상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커피집이 늘어나는 이유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을 스타벅스는 꿰뚫어봤다는 것이다.


현대인에게는 특정 공간이 일상이 되었고, 그 공간을 이용하고 활용하는데 충분한 댓가를 지불한다. 충분히 지불할 용의가 있고, 그렇기에 공간임대 시장이 활발히 형성된다. 멋진 공간, 생각과 정신을 새롭게 해 주는, 그것이 휴식공간이든, 일 할 수 있는 공간이든 관계없이 말이다. 예를 들어 일년에 한 번씩 가는 휴가공간인 호텔1박에 수십만원을 지불하며, 멋진 뷰, 스카이라운지의 공간을 누구나 선호하고, 그런 높은 곳이라는 이유로 가격이 비싼 것이 사실이다. 아파트도 고층일수록, 뷰가 좋은 곳일수록 비싼 것도 바로 이런 공간을 설명해 준다.


커피는 이제 더이상 기호품이 아니라 생필품이 되었다. 밥은 안 먹어도 커피는 먹고, 밥은 2천원 김밥을 먹어도 커피는 5천원짜리를 먹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의 스타벅스는 참 시대를 잘 타고 났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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