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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뭔가 잘 되지 않을 때

요즘 글이 잘 안써진다. 생각이 잘 안된다. 왜 그럴까?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럴까? 바쁜 일상에 치여서 그럴까?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다보니 그럴까? 그동안은 바쁘지 않았는가? 올해만 그런 것도 아니지만 예전의 폭발적인 생각들에게 다소 미안해진다.


그런 미안한 마음에 깊은 서랍 속에 갇혀 있던 예전의 방법들에 대해 다시 꺼내 보았다. 글이 잘 안 써질 때, 뭔가 잘 안 될때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했는지를 보면 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찾다가 아주 드러마틱하게 답을 찾았다.


이문열의 삼국지를 다시 볼까 하다가 삼국지에 나온 제갈량의 글을 찾아 보기로 했다. 제갈량도 아주 걸작을 남겼는데 그 중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계자서(誡子書)를 통해 다시금 마음을 새롭게 하고 저 멀리 있는 먼 산을 한 번 바라보았다.


마음을 비우고 다시금 목적을 분명히 하면서...


마음이 조급해 진 나에게 제갈량이...

(제갈량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


夫君子之行 靜以修身 儉以養德

(부군자지행 정이수신 검이양덕)
무릇 군자의 행실은 고요함으로써 마음과 몸을 닦고 꾸밈없는 수수함으로써 덕을 기르나니
 
非澹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

(비담박무이명지 비녕정무이치원)
맑고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 편안하고 고요하지 않으면 원대함을 이룰 수 없느니라.
 
夫學須靜也 才須學也

(부학수정야 재수학야)
무릇 배움은 모름지기 차분해야 하고 재능은 모름지기 배워야 하나니
 
非學無以廣才 非志無以成學

(비학무이광재 비지무이성학)
배우지 않으면 재능을 넓힐 수 없고 뜻이 없으면 학문을 이룰 수 없다.
 
淫慢則不能勵精 險躁則不能治性

(음만즉불능여정 험조즉불능야성)
미혹에 빠지고 나태하게 되면 세상의 중심을 알 수 없고 자칫 조급하게 되면 좋은 성품을 가질 수 없느니라.
 
年與時馳 意與歲去

(연여시치 의여일거)
나이는 시간과 함께 내달려가고 마음은 세월과 함께 가버리니
 
遂成枯落 多不接世

(수성고락 다불접세)
마침내는 가을 초목처럼 시들어 떨어져 버려 두터이 세상사 따라잡지 못하게 되니라.
 
悲守窮廬 將復何及

(비수궁려 장부하급)
가난한 초가집에 머무르며 슬퍼해본들 장차 어찌 되돌릴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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