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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아직도 멀었네

아이 셋을 키우며 느낀 점이 정말 이만저만 아니다

매번 아직도 난 부족하구나

아직도 난 한참 멀었구나

아직도 난 배울 게 더 많구나


아직도....

아마 평생 배울 게 더 많이 남아 있을 것 같다.


요즘 출산율이 너무 낮아 국가적으로 큰 문제라고 하나 나는 세 명을 낳은 것에 아내에게 그리고 나 스스로 매번 감사한다. 아이들이 예쁜 것도 그렇지만 아이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 아이들의 순수함이 주는 행복, 함께 소통하며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나를 언제나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들이 보기에 아빠는 힘도 세고 크고 모르는 게 없다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나도 사실 부모가 되어 본 경험이 처음이고 양육해 보는 것도, 가장이 되어 본 경험도, 부부가 되어 가정생활을 해 본 경험도 모두 처음이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경험도, 학원을 알아보는 경험도, 함께 책을 읽고 생각해 보는 경험도 모두 처음이다.

이제야 부모가 되는구나


아이들에게 늘 해 주는 말, 늘 해 주고 싶은 말은 누구나 처음에는 걷지도 못하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미약한 존재이지만, 점차 성장하면서 스스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보통 아침 출근은 애들이 잠자는 시간에 나오는데,

왠일인지 일찍 일어난 둘째 예솔이를 안아 보고 출근했다.


"우리 예솔이 얼마나 컸는지 아빠가 한 번 안아볼까?"

 했더니 성큼 달려와 귓속말로

"아빠 나 많이컸지? "하는게 아닌가?

"우와 예솔이 엄청많이 컸네 언제 이렇게 많이 컸니?"


"나 많이 컸지? ", "아빠 없을때....이만큼 컸어"

"......"

아니 망치로 한 대 얻어 맞는 것 같았다

아빠가 미안해

더 많이 시간도 가지고,

더 많이 얘기도 하고

더 많이 놀고 그러자


그렇게 한 주일이 훌쩍 지나 버렸다. 주중에는 별 생각없이 집-회사-집-회식-야근 등 회사 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아이들의 잠자는 모습만 보는 날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나에게 일이란 것이 주어져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감사하다가도 잠자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이만큼 컸네 생각하면 아버지로서 부족함에 고개가 떨구어 진다. 나의 아버지도 이런 기분이었을까?....그렇게 아이들 옆에서 잠이들곤 한다.


그러게 쪼그려 잠이 든 아빠를 또 둘째가 흔들어 깨운다.


"아빠 얼굴 좀 보고 출근하면 안돼? 왜 맨날 그냥 출근해?"

잠이 든 눈을 비비며 다시 되 묻는다.

"예솔아 그게 무슨 말이야?"

"내 얼굴 좀 보고 가, 그냥 가지 말고...."

"그리고 제일 늦게 출근하고 제일 빨리 퇴근해"


허허

그거 참 아빠가 젤 바라던 바이다


고마워

늘 아빠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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