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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생각이 납니다

박세일 선생님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난다. 5월엔 늘 그렇다.

가방 끈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지난 학창시절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을 꼽으라고 하면 박세일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 했던 수업 시간이다. 박세일 선생님은 대한민국이 낳은 걸출한 법경제학자이자, 국회의원, 정책전문가였다. 지금은 작고하셨지만, 내가 본 분 중에 가장 강직하시고, 가장 존경스러운 분이었다.


13년 전 이맘 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날이 요즘처럼 매우 좋았고, 그 좋은 날 선생님과 같이 관악산을 올랐다. 수업도, 공부도 중요하지만 날씨가 좋을 땐, 아웃도어 액티비티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신 이후, 같이 등산을 하자고 하셨다. 함께 산을 오르면서 마음속에 있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고, 함께 땀을 흘리며, 함께 어려운 코스를 손을 마주 잡고 끌고 밀고 했었다.


관악산 정상에 올라 산아래를 바라보며, 선생님은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를 그려보라, 어디즈음 왔는지, 그 미래를 어떻게 잡을 수 있는지 산정상에서 생각해 보면 좋다"


"산정상처럼 자신의 미래 어딘가에서 언젠 가는 내려가야 하고, 영원히 정상에 있을 수 없으니 잘 내려가는 것도 항상 염두해 두어야 한다."


고 하신 그 때의 말씀이 생각난다. 지금은 선생님을 뵙고 싶어도 뵐 수 없지만, 그 때의 그 느낌 아직도 생생하다.


선생님의 수업 중에 하신 명언도 생각이 난다.

"명강보다 좋은 것이 휴강이고,

졸강보다 못한 것이 보강이다."

"그래서 난 휴강은 있고, 보강은 없다"


넘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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