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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재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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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더 많이 사랑해 줄게

요즘 같이 초저출산 시대에 난 귀한 아이가 셋이나 있는 그런 부모다. 물론 육아엔 생각만큼 시간을 들이지 못하는 부족한 아빠지만, 오로지 가족의 평화와 안정을 내가 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이자 목적으로 지금껏 달려왔고, 그것을 내가 할 수 있음에 매일을 감사하게 생각해 왔다.


셋째가 태어나고, 일과 삶의 균형을 다시 생각했고, 첫번 째 직장을 퇴사하여 새로운 곳으로 둥지를 튼 큰 이유 중의 하나기도 했다.


세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와 순수함을 보면서 나의 부모님의 위대함과 감사함도 느껴 보았고,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를 키우며 느꼈을 감정과 기분, 어떤 날엔 감격과 놀라움들이 생각될 때면 나도 모를 그 기분이 전해져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했다.


 어릴  매우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은 그런 남자 아이였고, 그런 소심 성격에 어떤 누군가는, 아니 기억나지 않는 선생님은 나를 몹시 못마땅해 하기도 했었다. 내가 당했던 부당함, 억울함이  시대에는 교육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아니 말같지도 않는 소리를 하기도 했었다.


그런 유전자, 그런 기질이 나의 아이들도 당연히 있을거다. 좀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모습들이 아이들에게 보일 때면 어린 시절의 내가 생각나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오히려 나는 따뜻하게 괜찮고, 그런 모습은 자연스럽다고 늘 이야기를 해준다.


셋째 아이에게도 이런 성향이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12월생인 것도 그렇고, 유전자 탓인지 유난히 작은 것에 늘 마음이 그렇다. 그렇다고 아이가 모른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잘 알 수도 있고, 말을 안할 뿐이지.... 오늘 어린이집에서 면담을 하고 온 아내가 마음이 그랬는지 눈물을 흘린다. 선생님이 뭐라 했는지 짐작이 간다. 음...그런 관심과 애정도 없이 표준보다, 평균보다 뒤쳐진다는 데, 뭐가 표준이라고, 평균보다 빠르면 뭐가 좋을까! 더욱이 여섯살 아이에게 말이다.


발달이 더디고, 성장이 더디지만, 난 결단코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좀 늦는 것 뿐이고, 좀 다를 뿐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내가 부모로서 더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해 미안하고, 그런 모습에 기 죽을 것도, 소심해질 필요는 더욱이 없다는 마음이다.


어린 시절 표준보다 한참 뒤쳐졌던 나도 지금 누구보다 빠르고, 세상에 부족함하나 없이 잘 살아가는데...결코 표준이다, 빠르다는 것으로 누구를 판단해서도, 판단할 수 없음을 단언한다.


빨리 가도 별 거 없고 먼저 가면 기다릴 뿐

좀 늦어도 좀 못해도 괜찮아

아빠가 더 많이 사랑해줄게

오히려 더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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