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장이 좋다.
한 달에 몇 번은 꼭 장이 서는 시장에 나가 본다. 살게 있으면 더 좋고 살게 없어도 볼 게 많은 시장이 좋다. 시장에 왜 가는지 물어보면 '사람냄새'가 나는 곳이라서 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냄새'의 사전적 의미도 참 좋다.
인간다운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태도나 분위기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난 사람냄새 나는 사람이 되고 싶고, 사람냄새 나는 사람이 좋다.
시장에 가면 그런 사람냄새가 물씬 풍긴다. 싸게 살 수 있는 물건들도 좋고, 그 싼 물건을 더 싸게 깎아주는 사람들도 좋고, 그렇게 판 물건값을 모아 그 가족들이 훌륭하게 자란 모습을 상상해 보면 가슴까지 뭉클해 지곤한다. 그런 유쾌한 경험과 상상이 가능한 곳이 시장이고 그런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 시장이다.
내 오랜 친구 중에 그런 사람냄새 나는 친구가 몇 있다. 내 인간관계가 좁고, 활동적이지 못한 탓에 많지 않은 관계이나 몇 안되는 친구가 그런 친구들이다. 코로나에 잘 볼 수 없고, 먹고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가는데 자주 갔던 사람냄새 나던 시장통 삼겹살집에서 그동안 못했던 사람 사는 얘기를 해 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