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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쌤 Oct 10. 2021

여러분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영화를 통해 얻게 된 내 삶의 의미에 대하여...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영화를 보고 나서 계속 머릿속에 든 생각이었다. 밤새 내 삶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을 하다가 잠을 설치고 약간은 멍한 상태로 일상을 시작하게 되었다.


형제가 없이 어머니와 아버지 나, 단 세명의 단출한 우리 가족은 내가 결혼을 하고 나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같이 살게 되었다. 요즘 보기 힘든 3대가 같이 사는 나름 대가족이다. 10여 년 가까이 암으로 투병을 하시던 어머니는 결국 삶의 마지막을 순간을 기다리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게 되었고, 아침부터 낮에는 내가 밤부터 아침까지는 아버지가 간병을 하게 되었다. 하루하루 점차 의식의 혼미해지고 최후의 순간에 다가가는 어머니를 보는 것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아버지와 교대하고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 저녁을 차리고 집안일을 정리하다 보니 밤이 다 되었다. 늦게 들어온 집사람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방에 들어와서 캔맥주를 하면서 영화를 보려고 준비하였다. 이런 상황에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봐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도 좀 위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냥 IP TV로 영화를 골랐다. 원래 일본 영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냥 고른 것이 후쿠시 소타 주연의 '잠깐만 회사 그만두고 올게'였다.


출처: 다음 영화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는 하지만 감정의 변화가 크지 않아 우리 영화에 비교하면 약간은 무미건조하다고 느껴 일본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역시  '잠깐만 회사 그만두고 올까' 도 비슷한 부류의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영화가 진행되어 갈수록 나의 생각들은 바뀌게 되었다. 영화 후반부에서 쿠도 아스카가 그토록 자신을 구속하며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영화의 끝부분에 화면에 나오는 문구는 약간은 얼큰하게 취해 있던 나를 번쩍 정신 차리게 만들었다.


'삶에 의미가 있어야 한다.'

'삶의 의미가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

'삶의 의미를 만들 수 없으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영화를 다 보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나는 생각했다. 여섯 명 가족의 가장으로, 아이들의 아빠로, 부모님의 아들로, 오랫동안의 장거리 출퇴근으로 지친 육체와 빠듯한 현실의 생활에 치서 그냥 주말만 바라보며 의미 없이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정말 해보고 싶었던 것을 무엇일까? 내 삶에 의미가 있는 걸까?, 내 삶에 의미를 만들 수 있을까?

그 후로도 '무엇으로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맴돌았다.


유난히 무더웠던 8월의 한 달을 에어컨이 잘 나오는 시원한 병원에서 보내며 어머니를 주님의 곁으로 보내드렸다. 혼자 상주로서 상을 치르고 어머니가 남기신 세상의 흔적들을 지우고 장례에 참석해준 분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렸고 나를 더 많이 소진시켰다. 장례를 치르고 한 달가량 되니 얼추 모든 것들이 다 정리가 되었을 무렵, 한 동안 잊고 있었던 '무엇으로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브런치가 떠 올랐다. 학교 다닐 때는 나름 글 잘 쓴다고 이야기도 들었고 머릿속에 상상과 생각이 많은 내가 그런 것들을 풀어내는 데는 브런치가 좋을 것 같았다. 2년 전에 한번 작가 신청을 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어 브런치 작가 되기 관련 글도 읽고 고심한 끝에 글을 올렸는데 결과는 탈락이었다. '몇 년 동안 여러 종류의 시험을 계속해서 떨어졌는데 이제는 브런치 작가도 떨어지는구나'생각이 들며 상심했다. '그냥 포기해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써서 응모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뭐 브런치 작가가 안되면 어때? 11번째 된 사람도 있고, 안되면 그냥 나 혼자 열심히 글 쓰고 노트북에 저장해 두지 뭐'라고 편하게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내가 가르치고 있는 '조경'을 주제로 하여 일반인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글을 작성하여 응모하였다. '이번에 또 떨어지면 주제를 바꿔야 되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브런치 작가 축하글'을 받게 되었다.

브런치 작가 축하 메일 화면 캡처

요즘에는 삶의 패턴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과거에는 퇴근 후나 주말에도 무기력하게 그냥 TV나 영화를 보던지 아니면 의미 없이 유튜브 동영상들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이제는 오랜 시간 걸리는 출퇴근 길에서도 학교에서도 여유 시간에 무슨 글을 쓸까 궁리하고 집에 와서 글을 쓴다. 아직은 글도 많이 없고 구독해주시는 분도 많지 않으시지만 너무 연연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냥 내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니까.


4차 산업혁명과 유비쿼터스의 시대를 맞아 책을 잘 읽지 않은 시대가 왔습니다. 출퇴근 길에 지하철에서는 정말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시는 분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볼 수 있을까 합니다. 더구나 포노 사피엔스라고 불리는 MZ 세대들은 더욱더 책을 잘 읽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회적 변화 속에서도 브런치에 글을 쓰거나 여러 작가들의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은 아마 삶의 의미를 잘 알고 만들어 가시는 분들이 아닐까요?


아직 많이 부족 하지만 저는 브런치를 통하여 저만의 삶의 의미를 잘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브런치가 제공하는 많은 글들이 비대면이 확대되어 가고 인간적 관계가 약해져 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좋은 관계를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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