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로 Nov 21. 2024

모두가 자신만의 우주를 살아간다

'애매한 슬픔의 사전'이라는 책에 나온 단어 중 하나인 'Sonder'.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깨달음.


다른 사람을 나의 우주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단정지을 때, 우리는 상처입고 화를 낸다.

저 사람은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이해할 수 없는 성격이라며 상처입을 때가 많다. 

나라면 저 순간 저런 선택을 하지 않을텐데, 답답하다며 화를 낼 때도 많다.

가까운 가족, 친구부터 우연히 지하철에서 마추진 행인까지, 우리는 우리 우주 속에 갇혀 살고 있기에.


어느 날 문득 Sonder의 순간을 느끼게 된 적이 있다. 

태어나서 지금껏 그 촘촘한 시간들을 살아오며 만들어낸 그들의 정교한 우주를, 난 절대로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순간의 행동과 선택이 나에게는 오답이나 타인의 이야기 속에서는 정답일 수 있다는 것을.

타인의 긴 인생의 맥락을, 하다못해 오늘 하루 그 인생의 맥락조차 알지 못하면서, 타인의 선택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큰 오류인지를. 


절대로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타인의 삶이다. 

나라는 주인공, 그 주인공의 성격, 어린 시절 추억과 상처, 주변 인물, 그로부터 만들어진 신념, 때로는 그런 것들이 무용해질 정도로 폭풍같은 하루. 이런 저런 하루가 쌓여 만들어지는 나만의 우주. 


이해할 수 없다면, 인정해야 한다. 

나의 우주와 타인의 우주가 부딪히는 순간, 그저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 그럴 수 있지.

그 이유조차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 조차도 나의 오류일 수 있다. 

그래, 너라면, 너의 우주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해주는 것.

그것이 나를 지키고 타인을 지키는 방법일 수 있음을.


작가의 이전글 트라우마성 두려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