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로 Mar 01. 2023

결과와 과정의 딜레마

<죽음의 꽃>

당신이 판사라면, 


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이 세상에 심리질환을 제외한 모든 암, 장애 등의 질병을 고칠 수 있다.
그 의학지식은 그 사람의 머리 속에만 존재한다.
근데 그 사람은 그 지식을 얻기 위해 노숙자, 어린이 등 227명을 납치하고 인체실험을 한 후 잔인하게 죽였다.
사형이 가능한 시대라고 가정했을 때, 이 사람을 사형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죽음의 꽃>이라는 소설을 읽으면, 이 딜레마에 흠뻑 빠진다.

주변 사람들과 이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아, 참고로 이 사람은 본인이 처벌을 받는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야 무슨 당연히 사형 시켜야지 파

- 부당하게 얻은 지식과 정보이기에 사용해서는 안된다.

- 이 지식과 정보를 이용하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 독점적인 권리를 쥐어주는 것이고, 살인자에게 면책권   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

- 삶과 죽음은 당연한 흐름이다. 삶이 있다면 죽음도 있어야 한다.


결과보다는 그것을 얻게 된 과정의 정당성을 중요시 여기는 태도이다. 

나도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그 남자를 살려야 한다 파

- 그 사람의 머리 속에 있는 지식으로 이 세상의 병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모두 고칠 수 있다면 쉽게 죽여서는 안된다.

- (생명을 이렇게 제로섬 게임처럼 계산해서는 안되고 그럴 수도 없지만) 결과적으로 227명보다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결과가 선이라면 그 과정이 악이라도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궁극적인 고민이다.


당연히 사형을 시켜야한다는 입장이 굳건한 사람에게, ‘당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이 아무도 고칠 수 없는 불치병에 걸렸는데, 저 사람의 지식으로 고칠 수 있다고 한다해도, 사형 시켜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라고 물었다.


그 살인자를 면책시켜야 한다는 입장이 굳건한 사람에게도, ‘당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이 저 사람에게 희생당한 227명 중 한명이라면, 저 사람의 악한 과정을 선한 결과를 이유로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둘 다 오랫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조차도 한 입장만을 긍정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평생을 고민하고 안고가야 할 딜레마이지 않을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글을 쓴다. 

당신이 판사라면, 저 사람은 사형인가, 무죄인가?

작가의 이전글 왜 어른과 아이의 버스비는 다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