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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모리정 Nov 24. 2022

미국 뚜레쥬르 인턴쉽 1 _ 비자준비 편

내가 가진 기술로 코시국에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제주도에서 생활한 지 벌써 1년 2개월.

제주도에 있는 동안 투썸 플레이스, 생활 맥주, 빕스, 노티드, 파리바게트 공장, 개인 베이커리 카페 등등..

개미는 제주에서도 열심히 일을 하지요.. 뚠뚠


그러다 또 우울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제주도라서 드라이브하면서 바닷가도 가고 관광지도 가고 그래서

여행하는 느낌이라 그나마 1년을 넘게 한국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이제 그것도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코시국이라 차마 모아둔 돈도 없는 상태에서 어딜 간다는 게 두려웠고

가서 일을 해야 해외에서 지낼 수 있는 건데, 한인민박들은 당연히 다 닫았고,

워홀 비자 발급은 거의 다 중단된 상태이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나... 를 한참 알아보다가

미국 뚜레쥬르에서 베이커를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이거다..!' 하고

에이전시 쪽에 이력서를 넣었다.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왔고,

이 이력서를 미국 내에 있는 뚜레쥬르에 돌린다고 했나 어디 올린다고 했나 잘 모르겠지만..

내 이력서를 보고 채용하고 싶은 매장이 있으면 그쪽 사장님이 연락을 주실 거고

영상통화로 면접을 보게 될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면접을 통해 서로 채용하고자 하는, 그리고 일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그때부터 비자 서류 작업 준비가 들어가고, 그때 에이전시 측에 수수료를 지불하면 된다.


그런데 한 가지, 관련 전공학과 대학교를 졸업한 지 1년이 안 넘었으면 그냥 지원이 가능한데

그게 아닌 사람은 1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다.

저는 전공학과 대학교를 나오긴 했는데요, 졸업한 지 2년이 넘어서요..

그럼 준비할 서류들이 더 많아진다.

여태까지 베이커리에 관련된 곳에서 일한 경력 증명서들을 다 떼와야 한다.

좋지 않게 끝내고 온 곳에 까지 연락해서 경력증명서 받아오기 참..ㅎㅎㅎ










에이전시에 내야 하는 비용이 400만 원 중후 반대 정도 됐는데, 1년 치 보험이 포함된 가격이었고,

미국 대사관에 가서 보는 영어 인터뷰 비용은 미포함이었다.

19만 2천 원 정도 됐는데 인터뷰에서 떨어지면 비용 또 내야 하니.. 다들 인터뷰 준비 열심히...

에이전시에 돈을 그만큼 주고도 내가 따로 내야 하는 돈이 있고, 지방 사는 사람은 광화문에 있는

대사관까지 가서 인터뷰를 봐야 하니 교통비는 물론이거니와, 아침 일찍 인터뷰가 잡힌다면

전 날 올라가야 하는 숙소비 까지 드는 것은 덤이다.

그럼 영어 인터뷰를 한 번에 붙는다는 가정하에 대충 500만 원은 든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거기에 비행기 편도 값도 플러스^^


내가 미국에 돈을 벌러 가는 건지 미국 갈려고 쓴 돈을 메꾸러 가는 건지 알 수 없는 아이러니 함에

이게 맞나 싶지만 그래도 소득분위가 낮은 사람들은 대한민국 정부에서 '해외정착지원금'이라는 걸

지원받을 수 있으니 에이전시 비용은 이걸로 메꿀 수 있겠다.

미국 같은 선진국의 경우는 400만 원 정도 지원을 해주는데 이게 미국에 도착해서 바로 주는 게 아니라

인턴쉽 시작하고 나서 3개월째 될 때 200만 원, 6개월 됐을 때 100만 원, 마지막으로 1년 다 채웠을 때

100만 원을 주는 시스템이다.

그러니 1년을 다 못 채우고 나오면 중간에 지원금도 끊긴다는 사실.


전 마지막 100만 원은 못 받았어요... 소곤소곤


근데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것 말고도 '옥타'라는 곳을 에이전시에서 소개해줬는데

여기는 소득분위에 상관없이 3개월 동안 지원금을 주는 곳이다.

소득분위가 높아서 400만 원 못 받으시는 분들은 아주 절호의 기회.

미국은 주(states) 들이 많아서 주마다 시급과 물가, 세금 퍼센티지가 다른데

LA나 뉴욕의 경우에는 물가가 높아서 한 달에 80만 원씩 3개월,

내가 가는 지역의 경우는 한 달에 70만 원씩 3개월을 준다.


근데 이것도 해외에 일하러 간다고 해서 다 주는 게 아니라

내가 갈 매장 사장님이 '옥타'라는 곳의 회원(?) 이어야 지원 대상이 된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가만히 있는다고 주는 건 아니고, 월 활동 보고서와 기타 서류들은 내가 준비를 해야 한다.

또,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한 분을 멘토로 선정을 해주셔서

궁금한 거나 멘토가 필요할 경우 연락할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지원을 해주신다.


그래서 위에 있는 지원금들을 다 받으면 초반에 들었던 비용들은 다 메꿀 수 있는 정도는 되니

충분히 알아보고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정리해 보자면


일단 첫 째, 사이트에 공고를 올린 에이전시에 이력서 지원.


둘째, 에이전시에서 미국 내 뚜레쥬르에 내 이력서를 올림.


셋째, 관심 있는 매장에서 연락이 오면 영상통화 면접일자를 잡고 면접.


넷째, 에이전시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서류 작업 시작.


다섯째, 한국 에이전시 말고 미국 스폰서와 화상 영어 인터뷰를 봐야 함.

이게 통과돼야 인턴쉽 비자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미국 스폰서에서 보내 줌.

예상 질문도 알려주고 한국 에이전시 측에서 인터뷰 연습 2회 정도를 지원해줌.

사실 이게 제일 어려웠다. 질문하는 것도 많았고

가서 어느 어느 분야에서 일할 건지 그 분야에서는 뭘 배우고

어떤 걸 기대하는지 파트별로 다 읊어야 했고 그 외에 뭐 사장이랑 트러블이 나면 어쩔 건지

등등 미국 생활에 대해서도 질문했기 때문에 ㅜㅜ 답변도 다 서류에 적혀있는 거 읽으면 돼긴 한다.

그쪽에서 물어보는 이유는 잘 숙지하고 있는지도 보기 때문에.

근데 워낙 길고 많아서 무슨 회화 시험 보는 줄..


여섯째, 화상 영어 인터뷰에 통과됐으면 또 서류 작업 들어가다가

미국 대사관에 직접 가서 보는 영어 인터뷰 일정을 잡음.


일곱째, 대사관 인터뷰를 가기 전, 서울에 있는 에이전시 회사에 들러서

대사관에 들고 가야 할 서류들을 다 받고, 영어 인터뷰 준비도 조금 도와줌.

아, 이때 미국에서 쓸 유심도 줬다. 충전은 내가 따로 돈 내고해야 하는 거지만 그래도 주는 거니 잘 받아오자.


여덟째, 미국 대사관에 가서 영어 인터뷰를 보고, 합격 시 여권을 대사관 측에서 가져가서

비자를 붙여서 우편으로 보내줌.


여권을 그 자리에서 돌려받으셨다면... 당신은 불 합격...


다행히 나는 한 번에 합격이 돼서 여권을 주고 왔다.. 휴






인터뷰를 오전에 잡아놓은 지방러라 대사관 바로 뒤편에 있는 신라스테이에서 1박 하기
영어 인터뷰 준비






나는 예약한 시간보다 일찍 갔는데 그래도 들어갈 수 있게 해 주니

일찍 갈 수 있는 사람은 일찍 가는 게 좋다.

들어가면 '와 미국 비자받으려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 싶을 정도로 줄이 꽤 길다.

인터뷰하는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한 창구에 한 명씩, 4군데에서 인터뷰를 하는데

한 직원분은 엄청 까다롭게 질문해서 다른 사람 3~4명 인터뷰할 시간을 한 명에게 집중 공격하고 있었다.

속으로 저 사람만 안 걸리길 기도하며..


미국에 가족이 있어 길~게 가려는, 좀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가서 일하려는 게 아니고, 손자들을 보러 가는 게 주 목적인 분들이라 영어가 안 통하면 통역해주는 직원들을 부를 수가 있다. 그럼 그냥 형식적으로 필요한 질문들만 몇 가지 하고 비자발급을 쉽게 해 주는데


나 같은 경우는 가서 일을 해야 하고, 또 가서 영주권을 받아 미국에 눌러앉아 살 수 도 있는 케이스이기 때문에 통역사분은 근처에도 안 오시고요..ㅎㅎ 통역을 받아야 하는 실력이라면 당신은 탈락이요..


보통 인턴 비자로 가는 사람들한테 하는 질문들은 정해져 있다.

에이전시에서 예상 질문과 답변을 잘 준비해주기 때문에 영어실력이 걱정되시는 분들도

저 답변들만 잘 외워서 가면 딱히 문제없다.

물론 뭘 물어보는 건지 리스닝 실력은 조금 필요하겠지만..


나한테 한 질문은

미국에는 왜 가려고 하냐, 한국에도 뚜레쥬르가 있는데 미국에서 일하려는 이유는?

졸업한 지 1년 넘었는데 경력이 있는지, 미국 인턴쉽이 끝난 뒤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정도를 물어봤다.

이때 답변은 인턴쉽이 끝나고 나서는 한국에 돌아와 미국에서 배운 기술을 써먹을 것이다

라는 느낌으로 대답을 해야 한다.

어쨌든 1년짜리 인턴쉽 비자이니 눌러살려고 하는 것처럼 대답하면 합격을 안 시켜 줄 수도 있다.


실제로 나랑 같은 에이전시에 지원하고, 나랑 같은 매장으로 가시는 30대 남성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가정도 있고 나이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 미국 측에서 볼 때

가족을 다 데려와 미국에 눌러앉을 가능성이 나보다 훨씬 다분해 보이는 케이스였다.

그래서 영어 인터뷰 준비를 열심히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두 번이나 떨어지셔서 결국 나와 같이 가지 못하셨다. 이 부분에서는 에이전시나 뚜레쥬르 사장님 측에서 추가 서류를 더 발급을 해주거나

영어 인터뷰 때 더 말을 잘하거나 그러면 됐을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겠지만..?

서류가 있어도 대사관 직원이 볼 때 뭔가 켕기는(?) 부분이 있으면 합격을 안 시켜주는 것 같다.











그럼 이제 미국 뚜레쥬르 측에 연락해서 합격 사실을 알리고

비행기표를 끊고 근무 시작일을 조율하면 되는 거다.


전에 뚜레쥬르 사장님이랑 화상면접 볼 때, 종교가 있냐길래 무교라고 했고,

또 그 이외에 근무 시작일 조율한다고 전화했을 때, 쓸데어ㅂ....아니 말이 길어졌었는데

내가 종교가 있냐고 물어볼 때부터 그만뒀어야 ㅎ.....


ㅎㅎㅎㅎㅎ


그렇게 모든 비자 준비가 끝났고

미국 시카고행 비행기에 올랐다.

생애 첫 아메리카 대륙에 가자니 너무 설레버려><



2~3주 걸린다고 했는데 3일만에 날라온 비자 붙여진 여권. 참고로 착불이니 현금 준비하기
이렇게 비자를 여권 한 면에 붙혀준다.
나도 가서 4딸라 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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