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이 대기업 본사에 적응할 수 있을까? (1/2)

by empluencer

과학이 좋아 이과로 진학했다. 화학이 좋아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화학공학 엔지니어로 7년을 일했다. 지금은 대기업 본사 staff 조직에서 근무하고 있다.


엔지니어링을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정년까지 일하겠다고 마음먹었으나, 지금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엔지니어 업무와 생산 현장을 떠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을 박차고 나갔을 때 나의 경쟁력을 잃는 것은 아닌가? 전쟁터일 것만 같은, 누군가는 정치판이라고 부르는, 본사 staff 조직으로 이동한 뒤 '눈뜨고 코 베이다' 결국은 쫓겨나는 것 아닐까? 지금 본사에 올라와서 3년째다. 생각보다 잘 다니고 있다. 1인분은 하고 있지 않나 감히 생각해본다.


근무 환경과 업무 변화에 쉽게 적응했던 것은 아니었다. 엔지니어로서 항상 현장과 생산 공장 중심으로 생각했다. 주어진 문제에 정답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조직 문화와 경영층 지원 업무는 너무 생경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달랐다. 일하는 방식, 절차, 사고 방식 모든 것이 달랐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민 대상이 사물에서 사람으로 바뀐 것이었다.


엔지니어링과 staff 업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것이다. '정답이 있느냐 없느냐'. 엔지니어링 영역에서 종종 난도가 높은 업무를 마주하게 된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일지라도, 분석과 계산을 통해 신뢰도 높은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실제 적용해 보기 전에도 어느 정도의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물리학 법칙 아래에서 일어나므로 종국엔 가능한 것인지 아닌지 정해져있다. 그러나 staff 업무는 정답이 없다. 리더의 생각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위험한 발상이다. 리더십 스타일에 따라 선호되는 방향이 있을 뿐이다. 결국에는 상황과 맥락에 맞춰 동적평형을 이루며 방향을 미세 조정해 나가야 한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Staff 업무에서는 내가 만들어 내고 있는 결과물의 전후좌우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팀장/임원의 입장에서 옳다고 생각되는 방향인지. 옆 팀 또는 다른 부서에서 하고 있는 일과 궤가 맞는지. 직원들의 현재 정서상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 정답이 없는 업무 성격 상 흐름에서 벗어난 일은 오답이 된다. 엔지니어도 전체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의 업무 흐름에 전체를 맞춰야하는 경우도 많다.


Staff과 엔지니어. 직무의 차이와 하는 일의 차이는 명백히 존재한다.

그러나 모두 회사원이다.

이 차이점을 인지하고 새로운 업무에 도전한다면,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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