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걸어서 뇌 속으로 May 05. 2024

우울증 환자로 산다는 건 매일이 처절한 싸움

어딜가든 빠지지 않는 얘기가 있다.

미래의 내가 내릴 선택들에 관한 얘기이다. 작게는 내일 저녁 메뉴에서부터 크게는 차나 집에 대한 결정들에 관한 얘기이다.


하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이 미래지향적 생각을 담당하는 뇌 구역이 다운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일은 더 나아질거야‘‘쥐 구멍에도 햇들날이 있을거야’‘그래도 살아가다보면 괜찮아질거야’라는 생각들을 하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스스로 그렇게 해낼 수 있을거라 믿는 게 어렵다.


그래서 우울증 환자는 매일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 자연스럽게 밀려오는 많은 부정적 생각들에 저항하고 버티는 것만으로 온 몸의 기력이 소진된다. 마치 밀려오는 무지막지한 밀물에 맨 몸으로 버티고 서있는 것처럼. 약은 도움이 되지만 만능이 아니기에,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힘든 우울증이기에, 그저 해줄 수 있는 말은 ’존버‘이다. 약과 함께, 내가 그나마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 버티다보면 뇌의 다운된 기능이 돌아올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동그라미 사이 삼각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