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사치 (생존과 사색)
사무실에 가는 길에는 야채파는 아주머니 두 분이 계신다.
매일 출근/퇴근길에 인사하고 가끔 들러 필요한 채소들을 산다.
첫 번째 아주머니는 아보카도가 주력 상품이고,
두 번째 아주머니는 채소가 주력 상품이다.
첫 번째 아주머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장사해서 마음이 자꾸 쓰인다,
될 수 있으면 첫 번째 아주머니께 구매하려 하지만, 퀄리티가 안 좋을 때면
그냥 두 번째 아주머니에게 구매한다.
아프리카라 인심이 좋을 것 같지만, 현실은 과일 한 개에도 꼬박꼬박 가격을 붙여 마음이 상할 때도 많다.
(500원이 그만큼 큰 가치라는 말이기도)
아무튼, 과일을 사려고 나갔는데,
길가에 맨발을 벗고 앉아 가만히 계시던 분이 있었다.
돈을 달라고 구걸하는 거 같기도, 무언가를 가리키는 것 같기도 해서
가까이 가보니, 돼지고기를 팔고 계셨다.
이상한 냄새, 그리고 파리로 덮여있어서
하마터면 음식물 쓰레기인 줄 알았다.
구역질이 올라오는 걸 간신히 참고는, 웃으며 인사드리고 나는 자리를 떠났다.
채소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 멀리서 쳐다본 아주머니는 표정에 아무 감정이 실려있지 않았다.
내가 느낄 때는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표정 중 가장 무감각하고 차가운 표정이었다
파리 가득한 돼지고기 옆에서 얼마나 앉아계셨는지 모르지만,
그 인생이 마냥 불쌍해졌다. 눈물이 마를 날 없다 하나,
너무 오래 울면 결국 무뎌지듯, 고단한 삶이 감정조차 잃게 만들었나 싶어
내 마음이 미어졌다.
파리 가득한 돼지고기는 상품의 가치는 없으나,
그조차 사고 싶은 사람도 있고,
나처럼 복에 겨운사람은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같은 하늘,
누구는 풍요롭고 또 가난하다.
이는 나를 또 어디로 데려갈까,
뭐랄까 알 수 없는 이 마음은,
겸손하고 싶어진다.
감히 파리 덮인 고기라 할지라도
함부로 버리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