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꿈, 삶속의 삶

게임 속 삶

by simon

오늘은 어제보다 덜 추운 날씨다.

어제는 잠과 수면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새벽에는 우연히도 가위에 눌린채 잠이 들어 꿈속에서 한참이나 허우적거렸다.

몇 번이나 빠져나오려고 애썼지만 꿈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마치 구름 안에 갇혀서 꿈속에서 또 다른 꿈을 계속 꾸는 느낌이었다.

간신히 일어나고 나서야 이유를 알았다.

나는 목이 불편한 자세로 잠이 들어있었고 그 불편함이 그대로 몸을 굳게 만들었다.

몸이 불편한 채로 잠에 빠지면 악몽을 꾸기 쉬운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꿈의 내용은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머릿속에 얇은 코팅막처럼 감각만 남아 있다.

기억이 날 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그래서 더 묘하다.

꿈속의 사건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동시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알 수 없는 기분 좋은 느낌도 있다.

마치 설명할 수 없는 세계를 잠깐 엿보고 온 것처럼.


그런데 오늘 나를 붙잡은 건 꿈의 내용이 아니라 꿈의 구조였다.

꿈속에서 또 다른 꿈을 꾸었다면 그건 삶안에서 또 다른 삶을 산 게 아닐까.

그렇다면 그 층위들은 전부 허수의 영역일까 아니, 그보다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이거다.

삶 안에 또 다른 삶이 실제로 가능할까.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미 그런 일을 자주 한다.

게임 같은 가상현실을 통해서 우리는 지금의 삶에서 또 다른 삶으로 들어간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우리가 관찰자인 동시에 수행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동시에 살아가는 장면을 바라본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라고 묻는 순간 행동하는 나와 그것을 지켜보는 또 다른 나의 삶이 갈라진다.

그 분리는 마치 거울을 서로 마주 보게 했을 때 거울 속에 내가 무한한 층위로 복제되는 장면과 닮아 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게임을 하는 감각은 어쩌면 꿈속에서 꿈을 꾸는 감각과 비슷한 게 아닐까.

내가 나로서 행동하면서도 동시에 그 나를 밖에서 보는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

오늘 새벽 가위에 눌렸던 경험이 이상하게도 그 생각을 끌어올렸다.

몸은 굳어 있었고 의식은 그 꿈에서 빠져나오려고 노력했고 현실과 꿈의 경계는 흐려졌다.

그 사이에서 나는 잠깐 삶의 안쪽에 또 다른 삶이 접혀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만져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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