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관련 기사를 보다 하루가 39분 36초 더 긴 곳이 있다는 내용을 읽었다.
딱 떨어지지 않는 그 숫자가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1시간도 아니고 30분도 아닌, 어중간한 시간.
그 숫자를 보는 순간 이상하게 아버지가 떠올랐다.
어린 내가 봐도 위태로웠던 아버지의 인생이.
매일 소주 두 병을 삶의 유일한 낙인 것처럼 드셨고, 술만 드시면 말이 많아지고 엄마와 싸우는 일이 잦았다.
동네를 휘청거리며 돌아다니기도 했고, 본인의 찬란했던 과거를 내게 수없이 반복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술이 없으면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간암에 걸리면 치료받지 않고 팍 죽어버리겠다고 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암에 걸리자 술을 끊고 치료를 성실히 받으셨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지구가 그곳이었다면 돌아가신 아버지는 그 시간만큼 더 사실 수 있었을까.
아니, 본인은 더 살고 싶어 하셨을까.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로 몇 주를 버티고 계실 때, 아버지는 어떤 시간을 보내고 계셨을까.
깨어있지 못한 그 시간 동안, 뇌세포들이 아버지를 억겁의 우주 어딘가로 여행시키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측정되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해서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시간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아버지에게 39분 36초라는 시간은 처음부터 의미 없는 숫자였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