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t Perry There | 1.
기차는 눈밭을 달려 나갔다.
어느 순간부터 눈은 비가 되어 내렸다. 창 밖에 녹은 눈 사이로 빗물이 엉겨 흘렀다. 기차는 안개 같은 비로 가득 찬 공간을 뚫고 달렸다.
뮌스터 중앙역 플랫폼은 습한 한기로 가득 차 자꾸만 바지가 감겨 들었다. 우산을 썼음에도 턱 밑으로 모조리 젖어 간다. 가로등이 비로 가득한 공기에 반사되어 뿌옇게 흩어졌다.
역 앞 콘티넨탈 호텔로 곧장 들어가 체크인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어항 속에 있는 물고기처럼 밖을 바라보았다. 오리너구리 앱을 열어 페리가 추천해 둔 쌀국숫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비가 그렇게 내리는 데도 우산을 쓴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다. 이 도시의 사람들이 왜 우산을 쓰지 않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당장 페리에게 연락을 할까 하다 말았다. 어차피 며칠이고 뮌스터에 머물 생각이었다.
실 같은 비가 빽빽하게 내리는 뮌스터 구시가지는 수채화처럼 아름다웠다. 검은 성당과 민트 색 돔, 반질반질한 돌길에 가로등 빛이 반사되는 낭만적인 도시. 그림자 없는 여행자가 이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반드시 알아내고 싶어 졌다. 호텔로 돌아와 이것저것 계획을 세웠다. 로키는 목요일이나 되어야 올 것이다. 그때까지 류노스케 씨의 아뜰리에를 찾아가 보거나 회색 코트를 입은 페리를 만나도 됐다.
평범한 여행객은 딱히 할 일이 없다. 그저 구경하고 감상하고, 맛보고 또 발견하는 일을 한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 따위는 없다.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듀티프리다. 내일로 미루어 넘어가는 오늘의 일이 없음을 자유라 부른다면, 여행이란 과연 그렇다. 그러나 끝을 알 수 없는 자유 란 유한한 존재인 인간으로선 책임질 수 없는 불안이다. 그러므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할 일이 없는 긴긴 방랑자의 일정은 죄책감으로 채워진다.
잠깐 머물다 스치고 지나가는 방랑자와 일상을 공유하려는 사람은 없다. 외국에서 걸어 다니는 일이란 그런 것이다. 답답한 일상에 쫓겼던 사람은 그것을 해방감이라 표현하고, 방랑이 익숙한 사람은 그것을 외로움이라 한다. 나는 며칠밖에 되지 않은 자유에 벌써 쓸쓸함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것도 할 일 없이 그저 밤을 지새우는 일이 의미 없게 느껴졌다. 규칙적이고도 새로운 일상을 누리고 싶었다.
‘류노스케 씨를 먼저 찾아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야….”
열정적으로 혼잣말을 했다. C.D.F. 의 그림 속 남자와 로키의 이야기, 돈 조반니, 류노스케, 겨울 열차, 그리고 회색 코트….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연결고리인 그림자.
“누군가를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정보를 모아야 해. 네오피디아란 뭘까….? 별 것 아닌 인터넷 페이지 같았는데…..”
네오페디아를 검색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혹시..... 비밀 회원들에게만 연결되는 페이지인가?”
류노스케 씨가 나를 떠본 것일지도 몰랐다.
노트북 하드가 윙 하고 돌아갔다. 혼자 있으면 무슨 소리 든 나는 편이 나았다.
연극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 나는 탐정 역할에 다분히 빠졌다. 그것은 어쩌면 간절히 바라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운명적 계기였다. 인생이란 가끔 그런 말도 안 되는 핑계 때문에 완전히 다른 쪽으로 기울기도 한다. 나는 페리를 만났고, 덩달아 로키를, 또 류노스케 씨를 만났다. 어쩌면 억지로라도 거기에 나의 일상을 욱여넣고 싶은지도 몰랐다.
앞으로 할 일이란, 함부르크를 떠나온 그림자 없는 남자의 하루하루를 찾는 규칙적인 새 일상이었다. 캐리어를 열었다. 두툼하면서도 가볍고, 언제 누가 방을 찾아오더라도 후줄근하게 보이지 않을 만큼 괜찮은 실내복이 없음을 깨달았다.
우중충한 저녁, 낯선 방에서 맞는 첫 밤.
따듯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
로비에 전화를 걸어 커피를 한 잔 주문했다. 방 안에 에스프레소 기계가 없어 마음에 들었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자 기계를 만지고, 내 숨소리가 적막한 공간을 가르는 것이 싫었다. 매일 아침, 말없이 일어나 혼자 커피를 마신다면 모두 우울에 빠져버릴 것이다. 벽 옆에 서로가 있는데도,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모두 목을 멜 것이다. 누군가 문을 두드렸고 전화벨이 울렸다.
“아무 데도 안 갔죠?”
문을 열어 커피를 받았다. 호텔 직원은 커피를 건네고 문을 닫지 않더니 한참을 기다렸다. 전화를 받는 시늉을 하니 그제야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러났다.
“로키, 그 네오페디아 말인데. 힌트를 좀 줘.”
수화기 너머 한숨소리가 들렸다.
“그건 일단 그만 찾으세요. 페리는 만났어요?”
“페리? 아니, 안 만날 거야.”
“왜요? 그 사람을 만나러 거기까지 간 거 아니었습니까? 뭐, 만나든 말든 제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회색코트를 입고 있었다면서요.”
나는 류노스케 씨와 나눈 이야기를 전했다. 로키는 생각보다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로키에겐 내가 언제 페리를 만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았다.
“나도 할 일이 있어. 뮌스터 구경도 좀 하고 싶고. 그냥 네오페디아가 뭔 지 알려 주면 안 돼? 아무리 찾아도 없어. 그게 아마 일반적으로는 접속할 수 없는 모양이지?”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았다. 녀석이 전화를 끊어 버렸다.
“끊어?”
몇 초 뒤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로키가 솔깃할 만한 이야기를 꺼냈다.
“도펠갱어 말이야. 기차에서 류노스케 씨도 그런 얘길 했거든. 아무래도 난 그걸 직접 본 것 같아.”
로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봤다고요? 뭘. 그림자? 아니, 도펠갱어? 어디서요? 지금 그게 뮌스터에 있습니까?”
당장 출발할 사람처럼 로키는 방 안을 분주히 걸어 다녔다.
“진정해. 여기가 아냐. 벌써 한 달 전 포르토였어. 한 번은 카페에 앉아 있었는데. 거기 종업원이랑 시내에서 한 참 떨어진 분홍색 빌라…. 그 창문에서 우연히 본 사람하고 얼굴이 똑같았던 것 같아. 물론 같은 사람일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런 느낌이 아니었어. 다른 사람이지만 같은 사람. 무슨 말인 지 알지?”
로키가 방 중간에 우뚝 섰는지 조용했다. 또 전화를 끊은 건가.
“로키? 끊었어?”
“아니요.”
“끊은 줄 알았잖아.”
“그냥 닮은 사람이겠죠.”
나는 내가 반드시 이 모든 일이 관계되어 있다고 할 만한 거리를 찾아내려 노력했다.
“그 사진도 내가 찍은 거잖아. 페리가 갖고 있던 메모도 그렇고. 어쩌면 나는….”
이 말을 결국 하는 것이 좋을지 망설여졌다.
“내가…. 이 일의 당사자라면.”
로키는 아무 말이 없었다.
“새로운 사람이 극장에 왔다는 말. 그게 내 얘기라는 생각이 드는데.”
로키는 아무 말 없이 듣고 있다 냉정하게 말했다.
“네오페디아 링크를 보내 줄게요. 거기로 들어가 보세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녀석은 내 인사를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몇 분 후 오리너구리를 통해 링크 주소를 보내왔다. 그리고 몇 개의 메시지가 연이어 도착했다.
몇 권의 책 제목이었다. 잠이 올 때까지 책을 읽다 방 불을 환하게 켠 채 잠들었다.
밖은 아직 새벽빛이었다. 구름이 빛나는 것인 지 해가 빛나는 것인 지 알 수 없는 날씨. 회색 구름으로 도시의 사물을 분간할 수 있는 정도였다.
“구름이 뜨고 지는 도시.”
혼잣말로 하루를 시작한다.
굳건한 자세로 면도를 하고 머리를 매만졌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여행지라고 해서 후줄근한 채로 다니기 싫었다. 그러면 반드시 이 도시의 생활자들과 비교가 되고 만다. 갑자기 누군가를 만나게 될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고, 또 무엇에 대해 세심히 물어야 할지도 몰랐다. 복식의 문제는 어떻게 보면 신뢰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하더라도, 사람들은 번지르르한 쪽에 좀 더 사근사근한 목소리를 냈다. 다리미가 없어 바지에 구김살에 진 것이 보기 싫었다.
말끔한 차림을 한 사람들이 중앙역 플랫폼에서 쏟아졌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는 사람, 빵을 사는 사람, 표를 사는 사람. 모두 우산도 없이 잔잔한 이슬비를 맞으며 제 할 일들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중엔 눈에 띄는 색깔의 옷을 입은 사람이 없었다. 뮌스터 사람들은 아무래도 무채색 계열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나는 그림자를 잃어버린 사내에 대해 생각했다.
“이렇게 우중충해서야. 누가 그림자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있나.”
뮌스터는 그림자를 잃어버린 남자를 찾기에 좋은 도시가 아니었다.
‘그는 하필 왜 뮌스터로 향했을까?’
뮌스터는 그림자도 지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빛이 구름에서 내리는 도시다. 모두 그림자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허전한 등을 보이고 걸어 다녔다. 발 밑을 내려다보았다. 빵집의 불빛이 아니었으면 내 그림자도 어디론 가 사라져 버렸을 것이었다. 코트 주머니에 동전이 잡혔다.
‘이 세상엔 돈이라고 하면 그림자 따위 흔쾌히 줘 버릴 사람이야 수두룩하지. 금화를 마음대로 꺼낼 수 있는 주머니가 생긴다는데. 그림자 따위 아낄 일이 뭐 있겠어.’
나는 자조적으로 답했다.
‘스스로를 믿을 수 없다.’
내 마음속에 확실히 자리 잡고 있는 어떤 것.
‘나조차도 나를 믿을 수 없다.’
도덕적인 인간. 평생의 신념을 지키는 인간. 어린 시절의 결심을 지키는 인간.
단 한 번도 불의를 눈 감지 않는 인간이란 과연 가능한가.
누구의 삶에나 잘못된 것투성이다.
아주 어렸을 때 박명해 버린 사람이 아니고 서야 인간이란 누구나 추잡한 구석을 가지고 나이를 먹어 간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로, 그것은 시인의 간절한 소망이었던 것이다. 누구를 비난하는 것은 우습다.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것 역시 그렇다.‘우리는 모두 죄인’이라는 어느 작가의 말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모든 구석에서 먼지 하나 떨구지 못하는 인간이 대체 이 세상의 어떤 일을 온전히 감당한단 말인가.
어젯밤에 보던 책의 뒷부분이 궁금했다. 어디 조용한 카페에 앉아 책을 보기로 했다. 하루에 한 권 책 읽기라 과연 유익한 일상이다. 중앙역 여행자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뮌스터 지도를 구했다. 키가 굉장히 크고 희끗희끗한 금발이 푸석한 중년 여자였다. 스타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지 대충 핀으로 고정시킨 머리 모양이 퍽 신선하게 또 자유롭게 보였다.
역사를 나와 만남의 광장쯤 되는 시계탑 아래에서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망설였다. 여행자는 어디로 접어드는 길을 골라야 할지 몰랐다. 오리너구리 앱을 열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책을 읽어야 하니 테이블이 많은 카페가 좋을 것 같았다. 이런저런 사진을 보고서야 한 군데를 찾아냈다.
3층짜리 카페는 구 시가지 한 복판에 있었다. 민트 색 뮌스터 돔을 배경으로 널찍한 돔 광장이 펼쳐졌다. 돌 길을 따라 마차가 지나갔다. 말똥 냄새가 밴 바퀴 소리가 났다. 검은 첨탑이 보이는 돌 길은 어느 시대인 지 짐작할 수 없는 오래된 풍경을 간직하고 있었다. 비와 바람을 가리는 아늑한 회랑, 미명의 하늘아래 불을 켠 남아 있는 1월의 크리스마스 장식. 차가운 공기를 한껏 들이쉬었다. 너른 벌판 냄새가 났다.
“카푸치노 하나….”
유리 진열대를 가득 메운 각양각색의 빵과 케이크 사이에서 길을 잃은 내게 금발의 점원은 레몬타르트를 추천했다. 무뚝뚝한 표정이었지만 외국인 손님인 내게 톤이 높은 목소리로 영어를 구사하는 모습이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녀가 권하는 대로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아무도 없는 호젓하고 밝은 방에 흰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카페보다 커다란 빌라에 따로 마련된 작은 응접실 같은 느낌이었다.
구석에 반짝이는 검은 머릿결이 보였다. 수첩을 번갈아 보며 노트북을 두드리는 그녀는 한 눈에도 이곳 사람이 아니었다. 검은 머리카락과 콧대, 윤곽, 눈매, 몸의 골격 모두 한눈에 서로 다름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 국경을 치고 살아가고 있음이 실감 났다. 그녀는 내가 올라온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글을 쓰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걸고 싶었지만 오래된 마룻바닥이 삐걱대며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집중하고 있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어쩐지 요즘 사람과 다르게 고풍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커튼 사이로 엷게 비치는 구름 빛이 조금 어두웠지만 책을 읽는 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아무도 없는 다락방에 앉아 책을 읽던 기분이 들어 좋았다. 나는 이 카페가 점점 더 마음에 들었다.
마침 그림자를 잃어버린 사내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악마로 낙인찍혀 처참히 거절당하는 장면이었다. 사내는 자신의 금을 보고 좇아 왔던 하인에게도 조롱을 당했다.
‘그림자가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받지 않습니다.’
배은망덕한 하인 녀석은 그림자가 없는 가련하고도 신사적인 사내가 건네는 금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는 자신을 해고할 것을 당당히 요구했다. 사랑하는 여인의 부모는 그를 끔찍하게 경멸했다. 그동안 수많은 금과 재산을 그 사내에게 타 갔으면서도. 그림자 없는 사내는 절망했다.
‘결국 그림자 때문이군요. 오로지 그림자 때문이에요. 그런 이유를 대지 않고서도 끝장을 낼 수 있지 않습니까. 그것으로 소동을 피우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의 호소에 공감했다.
'그림자 따위 때문에 사람 하나를 이렇게 대해도 된 단 말인가.'
'돈을 줄 때는 내심 좋아라 하던 그들이 아닌가.'
3일 안에 그림자를 찾아오라는 그녀의 아버지는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요즘 같으면 그림자 따위 없는 것이 더욱 특별한 개성이 될 것이었다. 온갖 미디어의 조명을 받으며 더욱 승승장구했을지도 모를 일이지. 그녀와 그녀의 부모는 순정을 바칠 줄 알며 예민한 양심을 가진 이런 사윗감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이다.
‘좀비가 된 것도 아니고. 흉측한 괴물이 된 것도 아닌데. 하지 말라는 것 하나를 했다고 잡히지도 않는 막연한 희망만을 안고 살아가게 두다니. 희망이라니, 희망이라니! 그런 게 지금껏 없었으니까 그토록 괴로운 것 아냐?’
죽을 때까지. 저 멀리 희끄무레한 빛을 보고 어렴풋한 희망을 소중히 여기며 살라는 말은 비합리적이다.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갑갑하게 느껴졌다. 오전 나절 동안 남은 분량을 다 읽었다. 도중에 라테를 한 잔 더 시키고, 연보라 색이 고운 팜펠무스 탄산을 마셨다.
‘로키, 함부르크에서 다시 영원한 여행을 시작한 남자의 이야기는 잘 봤어. 그래서. 이 사람이 뮌스터로 왔다는 증거가 뭐야?’
아직 한 창 일할 시간이니 답장은 안 올지도 몰랐다. 행동을 하는 편이 낫다. 페리는 그저 흔한 회색코트를 입고 있었을 뿐이었다. 사진 속 그림자는 페리가 아니라 내게 나타난 것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하게 들었다. 나는 찜통의 증기를 서서히 머금고 익어가는 밤처럼 푹 젖어 들어가고 있었다. 교묘하고 끈질기게, 그림자 속으로.
‘비 오는 뮌스터의 겨울을 나려면, 페터 슐레밀처럼 멋진 부츠 하나는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로키는 능청스러운 답장을 보내왔다.
'천천히 확실하게 걸음을 옮겼다. 놀랍게도 숲과 평야와 풀밭과 산맥, 황야와 모래사막 등이 마구 변하며 눈앞에 펼쳐졌다.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나는 한 걸음으로 7마일을 날 수 있는 신기한 장화를 신고 있었다.'
소설 속 그림자 없는 남자가 시장에서 구입한 장화에 관한 구절이 떠올랐다.
“마법의 부츠!”
작가의 말 :
산뜻하게 시작해 봅니다. 여행을 계속하죠.
구름이 뜨고 지는 도시, 뮌스터에는 오늘도 비가 내립니다.
며칠간 흐린 날씨가 이어질 거랍니다. 누구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