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토요일은 나와 동생이 유일하게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날이었다.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정말 각별했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면서부터는 함께 있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사이가 나빠진 건 아니었다. 단지 각자의 생활이 생겼고, 학원 시간도 다르고,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을 뿐이었다.
그렇게 각자의 일주일을 보내다가, 토요일이 되면 우리는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그 연결고리가 된 건, 지금도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프로그램 〈무한도전〉이었다.
우리는 유재석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라면 무엇이든 좋아했다.
〈공포의 쿵쿵따〉, 〈X맨〉, 〈동고동락〉까지—
〈무한도전〉은 처음엔 〈무모한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첫 화였던 ‘황소와의 줄다리기’ 편을 보던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허름한 트레이닝복, 허술한 준비 과정, 그런데도 이상하게 진심이 느껴졌다. 그 프로그램은 당시 초딩과 중딩인 우리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우리는 토요일 오후가 되면 친구들과 놀다가도 시계를 보며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언니! 시작했어, 빨리 와!”
토요일이면 우리는 귤을 까먹으며, 과자를 먹으며,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바닥을 굴러다니며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그 시절은 우리 집이 조금씩 힘들어졌던 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 시간들이 기억 속에 이렇게 따뜻하게 남아 있는 건 ‘무한도전’ 덕분도 크다.
지금도 나는 가끔 ‘무한도전’을 본다. 특히 잠이 오지 않을 때 틀어 놓고 있으면 왠지 모를 편안함이 찾아온다. 가끔은 피식피식 웃다가, 더 잠이 달아나는 날도 있지만 그럼에도 좋다.
“무한도전.”
그 이름이 그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었는 지.
무한히 도전한다는 것,
될지 안 될지 몰라도 계속 시도한다는 것—
그건 우리 모두의 인생이기도 하니까.
하루는 아빠가 매우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아니, 뭐가 이렇게 시끄럽니? 그게 그렇게 웃겨?”
“아빠, 이거 진짜 웃겨요!”
아빠는 화면 속 노홍철을 보며 조금 놀란 듯했다. 그때 “좋아 가는 거야!” 가 웃음소리에 섞여 흘러나왔다.
“근데 저 말이 맞네. ‘좋아! 가는 거야!’ 너희도 그래! 좋아, 가는 거야!!!!”
그때는 그냥 재밌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말이 당시의 우리에게 어떤 용기를 주었던 것도 같다.
무. 한. 도. 전.
같은 우리네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