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소이 Jun 11. 2024

파편의 소음 2

무의식이 전의식에게


어느 밤, 저는 바닷가에 서 있었습니다. 달빛이 바다 위에 흩어져 내리는 모습이 마치 반짝이는 조각들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그 빛은 차갑게 느껴졌지만, 동시에 황홀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바다는 넓고 끝이 없으며, 그 안에 수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순간, 바다가 우리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파도가 밀려와 제 발을 적실 때마다, 그 물결이 남긴 흔적이 금방 사라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사람들의 숨결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소리는 마치 불협화음 같았지만,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깨어나는 소리 같기도 했습니다.


저는 깊고 검은 물 아래서 시간이 흩어져 사라지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무한한 파편들이 바람에 실려 공중에 떠돌고 있었습니다. 찬 물결 속에서 과거의 기억들이 파도처럼 일렁였고, 소금 내음 가득한 차가운 바닷바람이 제 피부를 스쳤습니다. 그 순간, 저는 한 조각의 배가 꿈처럼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조각난 배들이 물결에 휩쓸리며 사라질 때, 저는 마치 그 부서진 물결 사이에 홀로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심연을 바라보며, 저는 두려움이 생각보다 깊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얕은 두려움이 제 안에서 꿈틀댔고, 영원의 순간은 짧고도 무한하게 느껴졌습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저는 드디어 당신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영혼은 하나로 이어져 있었고, 끝없는 림보 속에서 함께 떠돌고 있었습니다.


그 밤, 바다는 우리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우리는 파편 속에서 진실을 찾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바다는 우리의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었고, 우리는 그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바다는 여전히 달빛을 품고 있었고, 우리는 그 속에서 영원히 함께할 것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저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바다는 우리의 삶과 닮아 있었습니다. 때로는 평온하고 아름답지만, 때로는 거칠고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흔적을 남기고, 흔적은 사라지고, 우리는 다시 새로운 흔적을 남기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자신을 발견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며 저는 바다와 우리 삶의 연관성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바다는 우리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으며, 우리는 그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는 환상 그리고 소망을 가졌습니다.


이제, 햇살이 따가울 낮을 기다립니다. 그래서 부서진 조각들이 더욱 부서져 흩날리는 모습을 보기를, 함께하길 갈망하나 결코 뒤엉키지 않았음을, 나 그것이 커다란 먼지 한 조각이었음을 훤히 비춰줄 타오르는 태양을 기다립니다. 그 아래, 저는 촉촉한 따뜻함과 눅눅한 차가움을 함께 품을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파편의 소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