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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Jul 25. 2024

완전한 불멸



죽음의 신이 내 앞에 나타났다.

“이제 너의 시간은 끝났다,” 그는 말했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왜 지금이죠?”


죽음의 신은 미소 지었다.

“너는 불멸을 꿈꾸었지.

이제 그 펜을 내려놓아라.”





나는 병상에 누워 있었다. 꽃 한 송이를 원했을 뿐인데, 고통은 해일처럼 내 온몸을 덮쳐왔고 숨은 점점 가빠졌다.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환영을 보았다. 과거의 기억들이 하나씩 떠오르며, 나는 삶의 의미를 되새겼다.
 
 “모든 순간이 꽃 한 송이처럼 다가왔지, 한 송이만 원했을 뿐이었는데 꽃을 한 바구니나 얻게 되었지. 거기에 덤으로 벌레도 함께 말이야.”




모래시계 속의 모래알들이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떨어져 내려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어느 순간 모래알들이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며 ‘나 올라 갈래, 저 녀석의 시간에 대한 감정의 밀도가 너무 역겨워’라고 외쳤다. 모래알들이 거꾸로 올라가기 시작하자 나는 나의 과거로 휘말려 들어갔다. 그 속에서 나는 잃어버린 순간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나는 길거리에서 한 예술가를 만났다. 그는 벽에 그림을 그리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예술은 영원하다,” 그는 말했다.


나는 그의 작품 속에서 과거의 나를 돌이켜보았다. 그의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는 영원히 남을 것이었다.




나는 가족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우리는 함께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도, 갑자기 돌변해 서로 헐뜯으며 모진 말을 내뱉으며 싸웠다.


“아, 이것이 진정한 불멸이었지,” 나는 깨달았다.


최적의 고통, 불멸의 고통.

모든 생명체의 본질은 혈족관계에 있었다.




젊은 시절, 나는 한 멋진 남자를 사랑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그 사랑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나는 그와의 첫 만남을 다시 떠올리며 사랑에 눈먼 나를 다시 한번 보았다.


“아, 이것이 불멸. 오늘을 사는 저 여인, 쏜살같은 시간이 주는 대로만 하게 되는 사랑에 빠진 저 여인!”




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작은 아이로서 세상의 모든 것들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그때의 순수함은 마치 마법처럼 내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이 순간들이 나의 불멸이야,”라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항상 불멸을 꿈꾸었다. 영원히 살며 모든 순간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제 나는 깨달았다. 진정한 불멸은 우리의 기억 속에, 우리가 남긴 흔적 속에 남아 있다는 것을.



죽음의 신이 나에게 다가왔을 때, 나는 그에게 미소 지었다.

“나는 불멸을 찾았어. 이제 을 놓아도 좋아.”



눈가에 맺힌 눈물 한 방울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그 순간, 나는 불멸의 본질을 깨달았다.

진정한 불멸은 우리의 기억 속에, 우리가 남긴 흔적 속에 남아 있다는 것을.










영혼의 눈물







○ 함께 듣고 싶은 곡 : https://youtu.be/cdiY6kijYHE?si=ZTEkyS0aq3U9l-Dh

Explosions in the Sky - Your Hand in Mine


























사랑해요,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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