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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Sep 01. 2024

편지



안녕하세요, 잘 지내나요?  
난 잘 지내요.  



그 말이 당신에게 상처가 되진 않았나요?  
쉽게 내뱉은 행복과 사랑이  
당신 가슴에 남긴 무게에 대해  
난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금도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요.  



난 잘 지내요.  
내가 이렇게 잘 지내는 만큼,  
당신도 잘 지내길 바라요.  



함께 지나온 그 시간들,  
나는 겨우 그곳을 지나왔지만  
당신은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네요.  
미안해요, 그곳에 더 오래 머물기엔  
나도 너무 아팠거든요.  
그곳만 지나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가끔은 함께인 척, 가식도 필요한데,  
지나치게 솔직했던 나를 용서해요.  
아니, 오히려 그대가 그곳을  
무심코 지나치길 바랐던 나를  
영영 미워해도 돼요.  



세상이 당신에게 잔인했다지만,  
사실 나에게도 잔인했어요.  
그걸 굳이 인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러니, 나를 디딤돌 삼아  
조금 더 높이 올라가세요.  
그래도 괜찮아요.



난 믿어요,  
세상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시선에 달렸다고.  
그러니 시선을 던지세요,  
당당하게 세상을 욕망하세요.  



그대여, 받아들이지 말아요.  
나처럼 외면하고,  
미워하고,  
울고,  
때로는 떼를 쓰고,  
사랑을 간절히 구하세요.  
그래도 괜찮아요.  
저도 그랬으니,  
그대도 그러면 돼요.  



그러다 보면  
좋은 날도 올 거예요.  
당신이 해낼 거라 믿어요.  



끝내 변할 당신을 꿈꾸며,  
내일을 기다리며,  
마음껏 미워해도 괜찮아요.  
그래도 괜찮아요.






고독 속의 빛








○ 함께 듣고 싶은 곡:

https://youtu.be/SZ0hekvostU?si=E1J5ABa2UsHuEHG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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