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어떤 경우,
순풍마저도 그 부드러운 속삭임을 버리고,
여름 나무의 모든 잎을 휘감아 앗아가 버린다고 믿기로 했다.
나뭇잎 각자는 개별적이었지만,
때로는 하나가 되어,
하늘을 향해 나부끼다,
땅 위에 비단으로 누워,
헐벗은 채 서 있는 나무에게 속삭인다.
“주인님, 솔직하게 말하지요.
오늘 주인님의 말씀은 그 어떤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야비하고 가장 악질적인 동기를 들춰냈어요.”
무안해진, 나무가 순풍 탓을 돌리며,
“순풍, 너는!
내가 너의 창조주였다면,
너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었을 것이다.
더 나은 건강과 말할 수 없이 소중한 무언가를.
강요된 침묵이 어떤 것인지를 알지 못하기에,
네가 가끔 폭력을 즐긴다는 걸 깜박했네.”
하지만 순풍은 웃으며,
다시 부드럽게 나뭇가지를 감싸 안았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라고 속삭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