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지덕지 붙은 기운

창가에 비친 표정

by Toi et Moi

한산한 일요일 아침, 오랜만에 한산한 지하철 내부를 무심히 둘러보다 반대편 유리창에 비친 나와 눈이 마주친다. 창에 비치는 표정이 달갑지 않다. 잔뜩 별로인 에너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모양새이다. 덜컹거리는 소음과 겹쳐 심히 맘에 들지 않는다. 지금 저 표정과 얼굴이 평소 모습일까? 무표정이 이리 보인다는 말인가? 순간 덜컥 겁이 났다. 이렇게 비추어졌을, 아니... 이런 상태로 하루를 보내왔다는 말인가? 가장 평타의 기분이 아닌가?


단순히 못나보는 것과는 다르다. 무언의 부정적 기운이 스며들어있다. 아닐 거야 하고 눈을 피하고, 고개를 숙인다. 다시금 창 너머 딱딱하고 굳은 표정을 바라본다. 창가에 비친, 얼굴이 잔뜩 무겁고 경직되었다. 미소를 지어보지만 어색하다. 미소를 지은들 경직됨이 풀릴까? 무엇에 이렇게도 굳어갈까?


창가 비친 표정이 무언가 말해주는 듯하다. 얼굴 가죽 바로 밑에 찌꺼기 같은 감정이 배출되지 못하고 척하고 늘러 붙은 채로 있는 것 같다. 미묘하게 불쾌감 불만족에 깔려있다고 표현하면 가까울까? 눌어붙어버린 거무튀튀, 꺼뭇꺼뭇하게 납작해져 버린 감정들이다. 썩 내키지 않는 그런 느낌과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이런 기분 속에서, 이러한 모양새로 가라앉은 기분을 자각해버린다.


새삼 심히 별로인 기분이 인식하니 벗어나지 못하는 습관 같은 모양새로 살아왔음을 다시금 느낀다. 고통을 무시한 대가로 침체된 기운을 뿜어대고 있었던 것이다. 얼굴이 못나지는 이유다. 귀신같이 불만들로 그득할 때 그렇게 되는 것이다. 불만이 그득한 채 저 구석으로 암담하게 숨어 들어갈 필요도, 문을 닫고 틀어박혀 있을 이유야 없다. 도대체 언제까지 무시하고 있을 텐가? 더 이상 더 방치하며 우중충한 날들이 지속되게 둘 수는 없다. 불가분 하게 나와 분열되어야 한다. 빛이 나는 날들로 만들어도 부족할 시간이다.



* 자신의 정서 상태 혹은 표정을 있는 그대로 인식한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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