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시름 앓다.

더 시들기 전에..

by Toi et Moi

자꾸만 허공을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난다. 허공을 보다가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는 정체가 궁금해졌다. 벗어날 수 없는 것도 아닐 텐데, 시름시름 앓아 시들게만 하니... 더 이상 부질없는 소리로 무마시킬 수 없다. 무기력 속에 숨어있는 정체를 응시하니 밖으로 나서라는 외계의 압력과 그 마저도 하지 못하겠다는 내면의 저항이다. 결국 외부의 압력에 끌려 나가면 공허함만, 내부로 침잠하면 허무함만이 엄습해온다. 음습한 덩어리에 속수무책으로 무기력해지고 말았던 것이다.


내부로 파고드는 구심적 에너지와 외부로 밀어 당기는 원심적 에너지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욕망하지 못했다. 무기력해진 채... 하릴없이 방황하는 방랑자 마냥 배회하고 철퍼덕 드러눕고 말았다. 그 극. 단. 성. 덕분에 세계와 동떨어진 공간 속에 숨어서 세계와 충돌하지도 불화하지도 못했다. 세계로 차마 진입하지도 못하고 내면에 다시 들어와 틀어박히기를 반복하고 있다. 세상에 나를 내어주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스스로 재차 공허 속에 내버려진다.


이제는 허무함과 공허함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끝내고 싶다. 내 외부의 경계를 뒤흔드는 충돌이 가져올 그 틈새가 벌어져야 조금은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권태로움에 붙잡혀 나간 들, 끌려 나간 들, 때우러 나간 들 소용없음을 이제는 안다. 시간과 감정 소모 끝에 머무적거리는 시간에 붙들려 있을 건가? 이도 저도 아니게 붙잡혀 있으면서, 미충족 상태로 언제까지 나를 내버려 두고 말 것인가? 시들어버려서 금방 꼴딱 죽고 말 것인가? 끊임없는 충돌과 싸움을 벌일 때이다.



* 여러분은 내면의 갈등을 그려낼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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