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와 복귀

by Toi et Moi

종종 잘 가던 길도, 자주 가던 길 조차도 딴생각에 빠져서는 버스를 잘 못 타거나 지하철 방향을 잘 못 탄다. 낯선 길을 찾을 때는 무심코 잘 못 가고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하여 목적지에 다다라서, 이상한 촉을 따라 다른 방향으로 갑자기 선회한다. 잠시 멈춰서 지도나 앱을 사용해서 위치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일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는 했다. 이렇게 낯선 길이든 오랜만의 길이든 몇 번이고 일어난 일이었다.


자처한 듯이 길을 잃고 배회하니 길바닥에 시간을 쏟아버린다. 꽉 막히는 교통체증 시간대에 막힐 수밖에 없는 버스 골라 타는 것과 같다. 퍽이나 맴돌기를 좋아하는 건가? 목적에 따른 끌림과 행동으로 추진하기가 왜 이토록이나 어려울까? 혼자 소리 없는 난리 부르스를 추는 꼴이다. 그냥 미리 한 번만 더 확인하거나, 정신 차리면 손쉬울 일이었다. 얼마든지 잘 찾아갈 그런 길들이다. 그저 쓸데없는 이유나 이상한 촉과 섞인 불안감에 끌려갈 필요가 없었다. 아마 한 방에 할 수 있는 걸, 정처 없이 돌아가는 걸 선택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아니 끝내 하고 마는구나 싶다. 그저 믿고 준비하여 정진했으면 될 일을 순간 의심하여 꺾고 되돌아간다.


도통 나아가지 못하는, 나에게 어떤 알 수 없는 압이 존재하는 것 같다. 돌고 돌아서 제자리에 머물고 마는 반복되는 헤맴이 말해준다. 꺾이기 싫으나 의욕상실 유발하는 상황의 딜레마를 자처하면서 일상의 굴레 속에서 지겹다는 말이나 연발하고 있는 것이다. 욕이 나온다. 그런데 당연히 목적지가 나올 것처럼 군다. 택도 없다. 그러니 자꾸만 원점으로 돌아온다. 갑자기 불쑥 튀어 오르던 그 의심의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방향을 선회했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 100프로 만족할 만큼 제대로 믿고 정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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