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파쇄하는 것들...

그냥저냥 취하다.

by Toi et Moi

이렇게 살라고 한 건 아닌데 이렇게 사는 삶이란... 달콤한 유혹도 아님에도... 허겁지겁 인스턴트식품을 집어넣는 꼴이다. 그저 그런 뻔한 보상심리로 보상작용만 강해지고 만다. 그래서 그냥저냥, 자극을 취한다. 쉼 없이 자극을 탐닉할 뿐이다. 그리고 흩어지는 자극들로 온통 정신을 산만하게 하고, 산적하는 잡담함과 쓸데없음으로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채운다.


자극 남용의 삶으로 마치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다는 듯이 나 자신을 속인다. 대중적이자 대세적인 평균적 삶의 방식으로 내몰리는 것임도 불구하고 그렇게 위안되는 것. 위로가 되는 것. 잘 살고 있다고 남들처럼은 살고 있다고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이 현재 내몰리는 평균적 삶의 모습이 아닐까? 내 모습이 아닐까?

무지막지하게 평안한 하루일 수 있다. 퇴근 후에 온종일 하염없이 잠만 청하고 싶거나, SNS를 보거나, 축 늘어진 채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럴 시간이 내게는 있으니 말이다. 허나 난 저절로 깃든 평화에 부적응하고 있다. 환멸감이 목구멍에 넘치도록 차오르는 감정을 귀신같이 느낀다. 진절머리 나게 지긋 거리더니. 매스꺼워서 쓰러지겠다. 갑자기 구역질이 올라와 몸서리 쳐진다.

스스로를 갈아 마시면서 의미도 상실하고 자신도 잃어버린 채 자동화된 프로그래밍된 대로 반복해낼 뿐이다. 결국 치우치고 치우쳐 버린 고정된 역할들로 인해 인생을 지랄 맞게 무료하게 만들었다. 수동적인 정신의 작용으로 점철되니 주체로 욕구적, 인식적 관계 맺음도 아니고, 자아내는 체험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기에 철저한 무기력으로 도피했다. 잠으로 도망가고 말아야 더 이상 역할을 안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내 뜻대로 살지 못해 그렇다.



* 인생을 되돌이켜 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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