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라는 굴레에서 나는 언제쯤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최근 친정아버지께서 여러가지 만성질환으로 인해 서울로 병원 행보가 잦아지셨다.
서울로 아버지가 올라오시면 픽업부터 병원 케어 및 배웅까지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은 나의 몫이 된다.
작년과 올해들어 병원 방문이 잦아지시면서 나의 업무 스캐쥴은 거의 병원 스캐쥴에 맞추어지게 되었다.
난 아직 친정 부모님에게 나의 창업의 의지를 피력하지 못했다.
그러니 나는 집에서 놀고 있는 딸인 것이다. 부르면 언제든 나갈 수 있는.....
젠장....왜 난 말을 못하는 걸까? 다른 이들에게는 자신있게 말하면서도....
창업에 대한 나의 의지가 약해서일까?
자신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우리 부모님이 이해심이 부족한 분들이어서일까?
아니다.
남아선호사상이 엄청나게 강한 그분들은 여자는 집에서 그냥 살림 잘하고 아이 잘보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어서이다. 그걸 너무도 잘 아는 나이기에 나는 그분들로 부터의 이해를 구하는데 스스로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그 포기는 결국 나의 스캐쥴의 어그러짐으로 돌아왔다. 자승자박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정말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면 딸자식의 창업은 아주 어이없는 우스운 반항이고 철없는 행동처럼 비쳐지리라.
아들의 별거 아닌 창업은 대단하고 엄청난 능력인 것이고....딸의 행동은 다 우습고 별거 아닌 ...
부모님들의 반응이 어떨지를 알기에 나는 일주일에 이삼일을 얼굴을 뵈면서도 차마 말하지 못한다.
'저 창업했어요.........'
창업은 잘 되어가도 대표의 정신력을 시험에 들게 한다. 하물며 이제 막 시작하는 아직 어떤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못한 창업 상태라면 대표의 의지는 정말 풍전등화다. 조그만 바람에도 흔들리기 십상이다. 그런 흔드리는 마음을 다잡고 매일 아침 내가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가는지를 스스로 체크하고 맘을 다잡아야 하는 것이 예비창업자의 자세다. 헌데 부모로부터 인정 받지 못하고 차마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간신히 다져 놓은 나의 의지를 사상누각처럼 무너뜨리기에 알맞다.
가족 안에서 나의 자존감이 약함은 이리도 나를 약하게 만든다.
창업은 모든 이들의 지지를 받고도 성공으로 이끌기가 쉽지 않은 험난한 고행의 길이다.
그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난 오늘 또 결심해 본다.
담주에는 말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