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내 아버지의 냄새???

이게 무슨 냄새지?

by 진심발자욱

아침부터 급하게 병원을 가기 위해 서둘렀다.

부랴 부랴 진료실 앞에서 만난 아버지와 늦은 아침을 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가는 아버지를 부축하면서 계속 생각했다.


" 이게 무슨 냄새지? "


마치 매주를 띄우는 거 같은 냄새가 계속 났다.

식사 후에는 그 냄새가 더 심해졌다.

난 아침을 먹었던지라 혼자 하신 식사 반찬 중에 이런 고약한 냄새가 나는 반찬이 있었나 생각했다.


급하게 다음 병원으로 이동을 하느라 그 냄새의 근원지를 찾는 것은 뒤로 미루어 부랴 부랴 움직였다.

두번째 병원에서 외래를 마치고 다시 아버지를 부축하면서 그 냄새가 다시 나의 후각을 자극했다.


'이게 우리 아버지한테서 나는 냄새인걸까?'


아버지는 얼마전 폐암 수술을 마치고 막 함암 치료를 마치셨다.

그 기간 동안 잠깐 잠깐 아버지에게서 그야말로 야릇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눈치채긴 했지만

그리 심하지 않았다. 그저 입원중이시라 샤워를 못하셔서 그런가 보다 했다.


수술 이전 아버지는 늘 향수를 쓰셨다. 노인들이 나는 냄새가 싫다고 하시면서....


그런데 오늘 나는 아버지에게서 아버지가 그리도 싫어하시던 '노인냄새'를 맡았다.

아버지 당신은 자각하지 못하시는지 아니면 아시면서도 그것까지 신경 쓰기에는 몸이 너무 힘이드시는 건지...


서울역에 아버지를 모셔다 드리고 돌아노는 차안에서 아버지의 그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아버지가 조금씩 '노인'이 되어가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맘이 무겁다.

다리가 힘이 없어서 걷는 것 조차도 힘들다고 하시는 아버지에게

당신의 몸에서 나는 냄새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도 하기가 힘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 손을 씻으며 그 냄새를 지워보려 했지만

하루 종일 부축을 하고 다닌 내 몸에도 어는 듯

아버지의 냄새가 난다.

내 코끝에 이미 젖어 있는 아버지의 냄새...


어쩌면 나는 매일 아버지와의 이별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는게 아닐까?

아버지는 그렇게 내게 아버지의 존재가 조금씩 잦아들고 있음을 인지시켜주려고 하는 것만 같다.


머지 않아 그 냄새 마저도 이젠 맡을 수 없을 거라고....


아버지는 눈으로 보아도 병약해 보이시기 시작했고

코로도 나이가 들어감을 느끼게 해준다.

귀로도 그 목소리의 힘없음이 느껴진다.


다음엔 아버지에게 꼭 아버지가 맘에 들어하실 향수를 선물해드려야겠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아버지로 기억하고 싶은 그런 향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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