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아침저널21. 고구려 대장간마을
미세먼지가 '나쁨'에도 불구하고 화창한 날씨는 우리의 외출 욕구를 줄이지 못했다.
어딜 갈까? 고민하다 토요일 오후에 보아두었던 '고구려대장간마을'을 가기로 했다. 오후 두시반 정기해설을 듣기로 하고 그 시간에 맞추어 점심을 먹고 일찌감치 찾아가서 해설 시간을 기다렸다. 해설사로 보이는 여자분에게 두시반 해설이 있냐고 했더니 진행 예정이라고 한다. 실내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아이들이 엄청 많이 왔다 갔다 한다. 오늘 무척이나 붐비겠구나.... 좀 일찍 올걸 하는 후회가 생겼다.
그러나 웬걸... 정시에 해설을 듣고자 하는 사람은 우리 가족 세명뿐이었다. 우와 이게 웬 행운.... 일요일 한낮에 관광지에서 해설을 우리 가족만 독점하는 경우는 정말 어려운데.... 기분 좋은 맘으로 해설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기해설을 진행하고자 그녀는 중국인이다.
"제가 발음이 좀 이상할 수 있는데요.. 저는 중국사람입니다......."
그녀가 서두에 먼저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녀의 말투는 흔히 듣는 조선족의 말투였다.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아니, 고구려와 관련된 관광지의 해설을 한국 사람이 아니라 중국인이??? 그렇게 해설사가 없나? 중국인이 저렴해서인가? 구리는 왜 이런 거지?' 등등 기분이 불편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자꾸만 내 머릿속은 그녀에 대한 생각으로 정작 그녀의 해설에 제대로 귀를 기울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그녀의 해설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해설을 거의 마쳐갈 즈음에 나의 생각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그녀는 길림성 근처 마을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전시관 뒤편에 있는 야외 전시관에 있는 건물들이 마치 자신의 어릴 적 시골 마을과 너무나 흡사해서 그것에 반해 7년 전부터 이곳에서 해설사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왠지 그 말에 뭉클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고구려대장간마을은 우리나라 어느 민속마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흔히 보는 중국마을 같은 분위기였다. 고구려 마을이 왜 중국마을과 같은 모습일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그녀의 설명을 듣고 생각해보니 너무나 당연하였다. 고구려가 길림성에서 부터 그 옆으로 영토가 확장되었기에 고구려 마을을 재현할 때 그곳의 전통적인 가옥 형태를 가져왔다고 한다. 그러기에 그녀가 그곳에서 그녀의 고향마을에 대한 향수를 느낀 것은 너무나 당연하였을 것이다.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어린 시절 그녀가 어린 시절 그런 시골 동네에서 어떻게 생활하였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우리는 어느새 그녀와 함께 그녀의 어린 시절 시골마을을 함께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녀보다 더 잘 이 고구려대장간마을을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조금은 서툰 발음이지만 역사에 대한 고구려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하나라도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해 주고자 하는 그녀의 준비와 정성 들인 해설은 해설을 마칠 때 즈음에는 그녀에 대한 존경의 마음까지 자아내게 해 주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외 해설까지 꼼꼼하게 해 준 그녀!
그녀야말로 용감하고 진취적이었던 진정한 고구려의 후예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