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카카오톡

매일아침저널20. 가족이라 더 어려운 일

by 진심발자욱

오전에 이것저것 카톡 내용을 정리하다 갑자기 '아빠'에게서 카톡이 들어왔다.


'아빠????'


아버지와는 카톡을 거의 하질 않는다. 카톡 계정에 아버지가 계시다는 것을 알면서도 카톡이 들어왔다는 것에 너무 화들짝 놀랐다. 차마 열어보질 못하겠다.


이상하게 우리 가족은 주변인들이 많이 하는 가족 단톡방 뭐 그런 걸 만들지 않았다. 경상도 사람들이라 그런 것도 있고 어려서도 서로 별로 말이 없는 사이여서 그러기도 하다. 카톡이라는 것 자체가 워낙 사적인 관계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곳이어서인지 아주 필요한 이야기 이외에는 나누지 않는 친정 가족에게는 카톡은 일종의 금기였다. 전화도 늘 용건만 간단히다 보니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아버지가 사진을 두장 보내셨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전화를 드렸는데 받질 않으신다. 겸연쩍어서 그러신걸까????


아버지의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볼 용기가 나질 않았다.

누구에게나 아버지는 그런 존재일까? 대화가 없어서도 그렇지만 아버지는 늘 어렵다.

내게 아버지는 늘 어렵고 무섭고 두려운 존재였다. 자신에 대한 표현이 없으시고 경상도 사람 그 자체셨다. 젋은 시절의 아버지는 그러했고 나이가 들어 여기저기 편찮아지시면서부터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그런 분이셨다. 이제는 전혀 다른 분이 되셨다. 몇년 동안 뇌경색에 폐암에 여러가지 큰 병을 거치고 난 아버지는 내가 알던 아버지가 아니시다. 그래서 당황스러울 때가 참 많다. 어제의 카톡도 그랬다. 평소 카톡으로 문자를 주고 받은 적도 없고 오로지 아주 간단한 전화만 하시던 분이 갑자기 사진을 보내셨다. 언제 돌아가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사진이라니.....


해마다 시아버지 기일이 되면 우리는 시아버지의 사진이 많지 않음을 늘 한탄했다. 옛날에야 사진을 지금처럼 막 찍을 수 없는 시절이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지금 친정아버지는 살아계심에도 불구하고 뵐 때 막상 사진을 찍자고 말씀을 건내기가 어렵다. 여전히 내게 아버지는 어렵고 두려운 존재여서이리라.


다음에 뵈면 꼭 사진을 꼭 함께 찍으시자고 해야겠다.

뵐 때마다.... 그 횟수가 몇번이 될지 몰라도...

카톡은 나누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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