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뭘 입지?

매일아침저널27. 우아한 백조이고 싶다

by 진심발자욱

어제오늘 갑자기 가을이 온 것 같다. 그 전에는 갑자기 여름이 온 것만 같더니만...

매번 아침 출근길에 고민이다. 뭘 입어야 하지? 반팔을 입어야 하나? 혹여나 추울까? 긴팔을 들고나가야 하나? 긴팔을 하나 입고 그냥 나가야 하나? 그러다 공연히 더우면 어쩌지? 너무 두껍나? 너무 얇은가?


아침 출근 시간에 무엇을 입어야 할지 고민은 짧은 찰나의 시간에도 내 머릿속에 온갖 고민을 만든다. 풀메이크업을 하는 것은 엄두도 낼 수가 없다. 그저 제대로 날씨에 맞춘 옷을 갖추는 것만으로도 짧은 출근 시간엔 벅찬 일이다.

사실 나는 혼자 일하는 1인 사업가다. 늦는다고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대충 입고 나가도 누가 상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그리 해서 정말 무한히 나태해지는 나를 보면서 이리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유 오피스에 입주를 했다. 입주 한 이후로는 가급적 출근 시간도 일반적인 직장인들과 같이 9시 출근을 목표로 하고 옷도 나름 캐주얼 정장에 가깝게라도 갖추어 입고 나가려고 애쓴다.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지만 나 스스로 나를 통제하지 않으면 긴장감을 놓기가 일쑤고 일에 있어서도 득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날이 더워지니 옷을 갖추어 입는다는 것이 어려워진다. 오늘은 미팅이 두 개나 있다 보니 더더욱 무엇을 입고 가야 그래도 제대로 일하는 사람처럼 비추어질까 고민을 하게 된다. 작은 회사로 보이기보다는 그래도 내실 있는 회사로 보이려면 최대한 대표의 복장과 자세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거래처를 처음 미팅하는 날이라 더더욱....


매일매일 무한 연속의 잡다한 집안일과 업무를 해야 하는 워킹맘에 무늬만 대표이지만 그래도 우아한 백조이고 싶다. 백조가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 수면 아래에서는 무한한 물갈퀴질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수면 위의 우아한 백조만을 기억한다. 어차피 인생은 무한한 물갈퀴 질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럴 바엔 차라리 우아한 백조로 살리라.


오늘 아침 다시 전쟁터 같은 회사로 출근을 하지만 여전히 우아하고 멋진 백조 같은 인생을 살고픈 '나'를 위해 무엇을 입을지 짧지만 즐거운 고민을 해보기로 한다. 귀찮고 성가시다 생각지 않기로 했다. 하루 중 '나'를 위해 고민하는 길지 않은 시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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