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아침저널_아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대한 자기 반성
요 며칠 몰아치는 일 때문에 급기야 그저께 아침엔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그래서 알람을 끄고 다시 잠이 들어 버렸다. 그러다 문득 대문이 열리는 소리에 화들짝 잠이 깨었다. 아들이 인사를 하고 등교를 한다. 8시가 다 된 것이다. 놀라 나와보니 아들은 시리얼만 대충 먹고 뛰어 나갔다.
남편은? 불러봐도 대답이 없다. 남편은 테니스 레슨을 간 것이다. 순간 황당함에 헛웃음이 나왔다.
남편은 일주일에 세 번 아침 7시 40분에 테니스 레슨을 받는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7시 반 정도에 레슨을 받으러 나간 듯싶다. 와이프가 평소와 달리 일어나지도 않는데 알아서 하겠거려니 하고 나간 것이다. 아들도 그 시간에 일어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깨우지도 않고 그저 레슨에 늦을까 부랴부랴 뛰어 나간 듯하다. 아들은 아들대로 혼자 일어나 힘들어 누워있는 엄마가 안쓰러운지 대충 시리얼을 먹고 등교를 하였다.
평소 자주 내가 늦잠을 자는 것도 아니고 거의 일 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인데.... 아들과 남편의 태도가 정말 확연히 다르다.
와이프가 알아서 아들을 챙겨 학교를 보내겠거려니 하고 본인 볼일을 보러 나가버린 남편에게 서운함이 밀려온다. 이런 순간 늘 드는 생각... 부성애는 없구나.
나였다면 레슨을 미루고 아들을 챙겨 등교시켰을 텐데... 물론 아들이 초등학생도 아니고 중학생이라 눈치껏 혼자 학교를 갈 수는 있지만 그래도 아침에 엄마가 챙겨주고 챙겨주지 않고는 그날 기분이 달라진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등교 때는 챙겨주려고 노력을 하는데 남편은 생각이 전혀 다르다. 아니 전혀 관심이 없다. 그건 와이프의 일이고 자신은 그냥 자신인 것이다.
애초에 테니스 레슨 시간을 결정할 때도 그에게는 7시 40분이라는 시간 자체가 아들의 등교와 겹쳐진다는 것에 대한 일말의 고민도 없었다. 당연히 아들 아침 등교길을 챙기는 것은 와이프의 몫이기에 자신이 그것을 고민할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아들을 키우면서 비단 이 테니스 레슨만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 무엇을 선택하든 아들의 양육과 결부된 것에 자신의 일은 전혀 고민이 없었다. 그저 모든 문제는 엄마가 맡아서 하여야 하는 부분이었다. 그저 부탁을 하면 도와준다는 생각 정도?
하지만 나는 늘 그 모든 것에 아들이 있었고 무엇을 결정하든 선택하든 아들 때문에 미루고 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회사를 선택하는 것도 일을 선택하는 것도 무엇을 배우든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하든 늘 모든 스캐쥴은 아들을 중심으로 남편을 중심으로 맞추어 조절을 했다. 그러다 보니 야근 없고 출퇴근이 정확한 직장을 선택하였고 본인의 경력 개발이나 확장을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렇게 아들이 중학생이 될 때까지 모든 것을 미루고 이제야 좀 내 일을 해보려고 하는데 남편은 초지일관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없다. 아마도 내가 잘 못 습관을 들이거나 잘못된 태도를 보인 것이 아닐까 하는 반성이 된다. 전혀 한 번도 그런 부분에 대해 말하지 않았기에 남편은 내가 좋아서 그리 한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의 모성애가 지나친 것일까
요즘 젊은 세대들의 양육태도는 사뭇 다른 것 같은데 그 중간에서 늘 딜레마에 빠진다. 물론 밥을 챙겨 먹여 등교시키고 그렇지 않고가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저 양육을 대하는 태도에 화가 난 것 같다.
모든 것은 나의 몫이고 남편은 그저 도와주는 사람 정도라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늘 나를 억울하게 만든다.
어쩌면 이 모든 생각도 내가 만든 굴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아들을 독립적으로 키우고 각자 자신의 삶을 살면 되는 것을 왜 굳이 스스로 아들에게 뭔가를 다 해주어야 한다고 규정짓고 그틀 속에서 힘들어하는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 보니 더 답답하고 화도 난다.
내가 만든 틀을 '모성애'라 부르며 포장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만든 틀과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모성애라 포장하고 부성애의 부족으로 치부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