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기에 적절한 나이는 없다

매일아침저널 2-2 하고자 한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by 진심발자욱

지난 주말 여성 대표들과의 1박 2일 워크숍을 다녀온 이후 생각이 많아졌다. 올해 들어 부쩍 내가 이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는 게 맞는 걸까? 좀 더 젊을 때 시작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도대체 나는 언제까지 일을 해야 하는 건가? 별의별 의문과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는데 그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이후 나는 겸허해지기로 했다. 그녀들 앞에서 내가 고민해왔던 문제들이 고민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그녀들과 시간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느껴졌기 때문이다.


삼사 년 전 여성 CEO 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다. 내 속에 든걸 너무 빼먹기만 하는 거 같아 새로운 것을 좀 채워야 할 때가 아닐까 고민하고 있을 때 선배 언니가 좋은 교육이 있으니 함께 들어보자고 하길래 그냥 얼떨결에 듣게 된 프로그램이었다. 교육 기간이 좀 길었지만 그래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교육이었다. 난 교육에만 관심이 있었기에 교육 이후 수료생들로 이루어지는 모임에 별반 관심이 없었는데 함께 수료한 다른 분들은 모임을 결성했다. 잘 나가지 않고 있던 차에 올해 선배 언니가 그 모임에 총무를 맡으면서 젊은 사람이 너무 없다고 제발 좀 나와달라고 사정사정을 했다. 그 모임의 멤버분들의 평균 연령이 오십 대 후반에 육십 대 정도가 되었다. 시간이 되면 더 젊은 후배들을 만나야지 뭐 이렇게 나이 많은 분들과 어울리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생각에 썩 모임을 나가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선배 언니는 '너도 이젠 제조업을 해야 하니 이렇게 제조에 잔뼈가 굵은 분들과 교류를 해 두는 것이 이래저래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며 지난 주말에는 힐링도 할 겸 워크숍에 함께하자고 부탁을 했다. 그래서 이 참에 바람이나 한 번 쏘이자는 생각에 교류보다는 놀러 간다는 맘으로 따라나섰다.


연세가 지긋한 그분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지 참 막연했다. 애초에 했던 일도 분야가 전혀 달랐고 자제분들도 이미 출가를 하시거나 출가를 고민하는 나이 때들이었다. 아이 이야기를 할 것도 없고 딱히 공통점이 없다 보니 그분들과의 교류를 위한 모임은 내게 참 불편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는 게 맞는 걸까를 고민하던 내게 이번 워크숍은 정말 좋은 자극이 되었다. 사업에 있어 나이나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 그리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적어도 20년은 더 거뜬히 사업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들 50대 되면 놀아야지... 동남아 어디 날씨 좋은 데 가서 골프 쳐야지... 돈 벌어서 쉬어야지... 이런 이야기들을 농담 반 진담 반처럼 하고 더 늙어서도 일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라는 자문을 하던 내게 그녀들의 지금 현재의 진지한 모습은 인생에 있어서 정해진 공식은 없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그녀들은 그 어떤 젊은 사업가들보다 열정적이었고 적극적이었으며 여전히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이미 삼십 년 사십 년 사업을 하신 분들도 계시고 전업주부였는데 남편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갑자기 사업을 떠안은 분들도 계시고 전혀 다른 일을 하시다 불관 십여 년 전에 지금의 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최근 들어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려고 고민하는 분들도 계시고...


십여분의 오육십 대 여성 대표들의 사업에 대한 고민과 인생 스토리는 지금의 삼십 대 사십 대 대표들의 고민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녀들은 몸이 아파서 힘들어서 더 이상 일을 못하겠다든지 이 나이에 뭐 아직까지 이러고 있나 하는 등등의 후회나 고민이 없었다.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그 속에서 그녀들은 충분히 아름다웠고 여전히 젊은 CEO 들이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정말 맞는 말이었다.

무엇을 하기에 적절한 나이 때는 없다. 내가 무엇을 하면 그 나이가 적절한 나이 때인 것이다.

지금 내가 무엇을 시작하고 싶다면 그것은 내가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냥 하면 된다.

타인의 잣대에 나를 맞추지 말고 내가 잣대를 스스로 만들어 가면 그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