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문장론 2

매일아침저널2-11 [책] 간결한 표현과 사족

by 진심발자욱

기획에 의해 편집하고 짜깁기 해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에 불쾌했었는데 쇼펜하우어의 문장론을 읽고 보니 통쾌해진다. 쇼펜하우어는 그런 쓰레기 같은 책들은 독자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그런 작가들을 신랄하게 비난해 주고 있다. 쇼펜하우어가 내 옆에 있다면 둘이 손을 붙잡고 박수를 쳐댈 판이다.


정말 당신 생각과 내 생각이 같군요...


책에 대한 이야기로 수다 삼매경에 빠질 판이다. 쇼펜하우어는 도대체 언제 적 사람인데 어쩜 이리도 내 생각과 같은 걸까?


'분명 옛날 사람인데...'


책 맨 앞표지를 들춰보니 '1788~1860'이라고 씌워 있다. 150년도 더 전 시대를 살았던 독일 철학자이다.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가 책 속에서 열변을 쏟아내던 책에 대한 생각과 작가들에 대한 생각들이 그 시대에도 요즘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 재미있다. 그 시대에도 돈 때문에 책을 쓰고, 돈 때문에 '쓰레기 같은 책'을 '좋은 책'이라고 포장하고 평론하는 비평가들이 있고, 별 내용도 없는 책을 출판하는 교수들이 있고.... 백 년도 훨씬 전의 독일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고 지금의 대한민국 서점가에서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지만 정작 책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책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은 요즘이다. 수많은 책 속에서 진짜 좋은 책을 가려내는 것이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한다. 그래서 소위 '북소므리에'라는 신조어도 만들어 내나 보다. 하지만 와인도 내 입맛에 맞아야 맛이 있다고 생각되듯이 책도 내 생각에 맞아야 좋은 책이다. 남들이 좋다고 내게 좋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래서 베스트셀러를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저술가는 독자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인내력을 낭비시켜서는 안 된다. 이처럼 양심적인 태도로 글을 쓸 때만이 나름대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고, 독자의 신뢰도 얻게 될 것이다. 무의미한 문장을 더 써넣는 것보다 차라리 좋은 문장이라도 문맥상 거슬린다며 과감히 잘라내는 편이 훨씬 낫다. "절반은 전체보다 낫다"는 해시오도스의 격언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한말이다. 작가가 모든 것을 다 쓰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독자가 권태를 느끼게 하는 비결, 그것은 모든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될 수 있는 한 문제의 핵심과 중요한 부분만 언급하고, 독자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남겨둬야 한다. 적은 분량의 사상을 전달하기 위해 다량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작가의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모든 위대한 작가들은 다량의 사상을 표현하기 위해 소량의 언어를 사용했다.

<쇼펜하우어 문장론> 페이지 120 중에서



책을 다 읽고 책에 대한 느낌을 적다 보면 정말 옮기고 싶은 그때의 느낌이 퇴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책을 읽으면서 옮기고 싶은 부분도 필사해 두고 그때의 생각을 적어보기로 했다. 길지 않은 책이지만 최대한 내용을 다 남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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